관계에 대해 생각할 때 나는 사람 인人 자를 떠올린다. 홀로설 수 없어서 기댄 두 사람의 형상을 빗대어 만들었다는 이 글자를 보면 궁금하다. 삶의 기본값은 ‘함께‘인가. 그러기에 인생은 너무 길고 각자의 삶은 너무나 다르지 않은가. 서로 어깨를 두르거나 손을 잡고 함께 걸어도 좋지만 우선은 혼자 잘 서야하지 않는가. 나에게 사람 인의 두 획은 넓게 벌린 발이다. 씩씩하게 걸어가는 한 사람의 다리 말이다.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걷다가 가끔은 누군가를 만나 함께 걷거나 서로의 손을 잡아줄수 있다. 그런 시간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나도 안다. 그러나 - P70
기왕이면 혼자서도 잘 걷는 길이면 좋겠다. 좋은 사람들이 어딘가에서 나타났다가 또 어딘가로 사라지더라도, 우선은 혼자서, 두 발로, 씩씩하게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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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고 싶다. 이모는 자주 엉뚱한 일들을 하고 낯선 것들을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여기면 좋겠다고 늘 생각한다. 가족, 집안, 어른에 대해 나는 조카들이 태어나고 나서야 비로소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는데,
아이들에게 어른으로서의 내 역할은 아마도 행복의 변수가 되는 일이 아닐지. 세상의 언저리에서도 재미나게 잘 살아가는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것이 아이들과 가족으로인연을 맺은 내 몫의 책임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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