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장사 잘되는 가게에 잘못 걸려서 불친절을 겪고 그러는 거면 간단해. 불친절은 친절로 씻는 수밖에 없거든. 그래서 나라도, 한마디라도 더 친절하게 응대하려고 하지." - P137
찜질방 밖으로 빠져나오자 차가운 공기가 피부를 파고들었다. 따듯하게 데워진 몸으로 집으로 향하면서 경진은 세신사의 이야기를 좀 더 차근히 들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녀에게 눈물을 흘려보낼 시간을 조금이나마 더 주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질문이 마음속을 헤집었다. - P167
고요한 집중력으로 듣는 행위에 대해 풀어내는데, 나란히 따라가다 보면 읽는 일과 듣는 일이 무척닮았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말로 사려하는 사람들만이 읽고 듣는 것이다. 갑작스럽게 울컥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은 상대는 잘 만든 도자기처럼 건조하고 오목한 이가 아닐까? 소설 속의 경진이, 경진을 만들어 낸 은모든이 그런 사람이기에 타인들의 내밀한 마음은 오목한 그들에게로 와 고인다. - P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