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하루 일기
마스다 미리 지음,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코하루 일기》를 보고 있으면 그 당시에는 그렇게까지 그 시간이 소중해질거라는 걸 모르고 보낸 학창시절이 생각난다. 그때는 그 시간이 초등학교 혹은 중학교의 연장선상에 있는 시기라 생각했다.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하고 하는 건 똑같았으니까. 그렇게 생각해서 그 시절의 소중함을 그 시기를 보내는 당시에는 잘 모른다. 알게되더라도 학생이었던 시절이 예전이 되어버린 사람보다는 추억에 대한 그리움이 조금은 덜하지 않을까.


코하루가 일기를 15살에 쓰기 시작한 것을 보고 나도 저때 저 아이와 같은 생각을 해서 일기로라도 그 때의 마음과 기분을 남겨두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지금도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일기로 그 기록을 남겨두어야하지만 학창시절은 정말 그때밖에 없기때문에 그때의 모든 걸 남기지 못한 나 자신을 원망할 뿐이다.


10대의 그 시절은 늘 극과 극을 달렸다. 자신만의 동굴에 들어가는 시기이기에 나에게 하는 어른들의 모든 말들은 짜증을 유발하고 듣고 싶지도 않은 소음이었다. 이와 반대로 같은 시기를 보내는 친구는 딱히 정의할 수 없는 동질감 하나로 똘똘 뭉쳤고 그들의 모든 말은 어른들의 말들과 달리 내 마음을 울렸고 흔들었고 어루어만져주기도 했다. 작은거 하나에도 같이 자지러지게 웃었고 혼자만의 즐거운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했으며 학교 앞 분식은 그 어떤 음식보다도 우리의 식욕을 계속 불러 일으켰다. 마음이 행복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던 시절이었다. 

 

 

 

 

 

 

어릴때 특히 여드름이 많았다. 남들보다 많았다. (물론 내 기준에서 봤을 때). 그래서 늘 얼굴에 온 신경이 갈 수밖에 없었고 남들에게 여드름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엄마에게 코하루처럼 "왜 난 아빠 피부 안 닯고 엄마 피부 닮아 여드름이 나는거야" 하면서 이렇게 태어난 것을 원망했던 적도 있었다. 그때는 무조건 예쁘고 멋진 사람이 되어 부러움의 시선을 받고 싶었던 생각이 있었다.

 

 

 

 

 

 

학생때 대부분 했던 생각일 것이다. 시험이 없다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 그 생각은 코하루도 마찬가지였다. 학생에게 시험이 없는 일은 있을 수 없었다. 고등학교만 지나고 대학생이 되면 시험은 더 이상 우리를 귀찮게 하지 않을거라 생각하면서 그 시간을 힘들어도 버텼다. 어른이 되면 더 많은 시험이 기다리고 있을거라는 사실을 모른채...

만화에 나온 말처럼 어른들은 늘 우리가 공부로 인해 힘들어 할 때면 "어릴때 공부 좀 열심히 해둘걸 " 이라는 말을 그렇게 많이 들려줬다. 코하루와 친구가 "우리는 그 말 들어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안 든단 말이야" 라는 대화를 읽으면서 웃음이 나왔다.

나도 저랬기 때문이다. 그 때는 어른들의 말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왜 본인들은 안 했으면서 우리보고는 하라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이제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본인도 안 해서 지금 후회하기 때문에 자식들은 그런 후회를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그런 말을 했던걸까. 그렇지만 스스로 깨닫지 않으면 누가 뭐라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걸 본인들도 다 겪었고 알고 있을텐데... 그러면서도 애들한테 그렇게 말하는 본인 마음은 어떨까 싶다. 말이 길어졌다. )


《코하루 일기》에서 나온 에피소드를 보면 나도 저랬지 하면서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나와 다른 부분이 있으면 코하루는 저 때 저런 기분과 마음을 가지고 있었구나 라고 하면서 어떤 또 다른 이야기가 있을까 궁금했다. 코하루의 학창시절을 한 장 한 장 넘겨보면서 잊고 있었던 나의 그 때 그 시절을 떠올렸고 지나가는 학생들을 보면서 왜 저렇게 행동하지 라고 물음을 품으면서 약간은 이해할 수 없는듯이 쳐다본 나 자신에 대해 깜짝 놀랐다. 나도 저 아이들처럼 10대의 시절을 보냈고 저렇게 행동했을텐데 한 번도 저런 행동을 한 적이 없고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행동했다.  


코하루의 일기를 통해 나의 10대 시절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지금의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이 어떤 마음일까를 한 번쯤 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부모가 자기 자식을 이해하기 힘들때 그런 아이를 보면서 어떡하면 좋을지 싶을때 읽어보면 나도 그땐 그랬지하는 깨달음 비슷한 무언가를 느끼고 이제껏 바라봤던 시각과 다르게 누구보다 소중한 자신의 아이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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