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사형 집행 레시피 - 제3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 수상작
이석용 지음 / &(앤드) / 202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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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묘하다. #맛있는 #사형 #집행 #레시피 , 이 단어들이 한 구절로 엮이는 게 맞나 싶기 때문이다. 그렇게 갸우뚱하게 책을 펼쳐읽기 시작했고, 다 읽고 난 느낌은, 각 단어가 책에 잘 살려있으며 이야기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균형맞는 그러니까, 제목이 참 잘 나왔다는 말을 하고 싶다.

청와대 집무실에서 집권 3년차의 좀 무능한듯한 인상을 주는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이 긴급회동을 한다. 2년전 놓쳤던, 살인범 강현태의 현재 소재지를 수사당국이 아니라, 피해자의 부모가 밝혀냈고, 검거과정에서 증거를 훼손하여 검거에 오래 걸렸으며, 못 잡았던 기간동안 피해자가 더 늘어났다는 것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내년 총선을 앞둔 집권여당은 사면초가 상태이다. 그리고, 이 난관을 돌파할 '극악범죄철폐위원회' 일명 '극철위'가 신설된다.

"매, 매달아? ......뭘요?"

대통령은 어이가 없었다. 보름 전 역풍을 순풍으로 바꿔 보겠다며 사라진 임 장관이 돌아와서 한다는 소리가 다짜고짜 매달자는 얘기였으니. p27

임동수 법무부장관의 계획은 사형제도는 있으나, 20여년간 사형집행이 없던 이 나라에서 이 극악무도한 살인범을 놓쳤다는 이슈로 무능한 정부로 찍힌 현상황을 어떻게 반등시킨다는 것인지, 좀 지나친건 아닌지, 과연 이 이슈가 먹힐지 예측불가인 상황에서 어쨌든 여론을 주도해간다.

사형집행과정에 대한 묘사와 설명이 꽤 자세한데, 작가님의 꼼꼼한 사전조사 덕분이리라 생각되는데, 왜 이 과정을 이렇게 세세히 책에 기재했는지 작가의 말을 읽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형수는 집행일 전날 마지막 식사를 주문할수 있다는데, 이를 위해 '요리사 X'가 등장한다. 앞서 '요리사 X'가 교도소를 방문해 죄수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에피소드가 등장하여, '극철위'와 그가 동행하게 되는 것을 짐작하게 만든다.

사형집행을 진행된다는 소식에 인권위가 나서고, 어쨌든 이들에게도 인권이 있으니, 사법살인이라며 반대하는 자들과 피해자 가족들의 찬성이 대비되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뒤로하고, <맛있는 레시피> 와 <사형집행> 의 사이를 오가며 블랙코미디 상황이 연출되는 청와대 라는 무대와 타인의 죽음을 주도했지만, 자신의 죽음앞에서 제공되는 마지막식사에 흔들리는 교도소 라는 무대에 집중했다.

처음에는 임 장관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 등장하다가, 이야기의 무게는 사형집행을 진행하는 허 기획관으로, 그리고 요리사 X가 주도하다가 마지막에서 이 밑그림의 끝이 가리키는 지점에서 이야기를 다시 처음부터 복기하게 만들었다.

요리사 X 가 사형수를 위해 준비하는 마지막 식사 부분을 따로 적어놓고 싶을 정도로, 이 책에서 이런 표현을 써도 될지 모르지만, 군침돌게 만들었다. 과연 이 요리는 누구의 것일까, 이 또한 작가님의 꼼꼼한 사전조사이리라.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요리사 X 캐릭터를 따로 떼네어, 캐릭터시리즈를 해도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사형수의 사연와 사건을 바탕으로 음식을 만들고, 이를 먹는 사형수는 이 요리를 한게 누구인지 궁금해하며, 본인의 내면을 드러내는 장면은 음식이 주는 역할을 충분히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소설 전체에 심어놓았던 복선들이 마지막에 한 줄기로 엮이는 마지막에서, 드라마는 추리스릴러 장르로 변신했다.

작가의 말처럼, 사법제도에 혼재하는 헛점들을 보다 공론화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벌받아 마땅한 이들을 한곳에 모아놓고 교화시킨다고 그동안 달라진게 무엇일까?

국민을 위하는 척, 자신들의 이익을 먼저 챙기는 정부와 언론의 올바른 역할, 여론형성의 정당성등 많은 얘기를 가지고 있는 이 책의 흥미로움을 느껴보길 바랍니다.

<<넥서스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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