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순대의 막중한 임무 사계절 중학년문고 34
정연철 지음, 김유대 그림 / 사계절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이 전해주는 즐거움에 개구쟁이 들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첫번째 이야기부터 가슴을 짠하게 울리는 이야기였어요.
#빛의용사구윤발

주윤발을 좋아하는 아빠가 윤지의 오빠이름으로 지으신 이름 구윤발. 이름답게 액션이 지나친 오빠는 남들과 다르다.
오빠는 말도 잘 못하고, 발음도 이상하다. 처음 듣는 사람은 잘 못 알아들을 정도다. 언젠가 고모가 하는 말도 들었다. 덜떨어졌다는 말. 그건 어디가 좀 모자라다는 뜻이다. - p12
빛의 용사 실버다이노 옷을 입은 오빠와 함께 학교가는 윤지는 멋대로인 오빠가 밉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가까운 사람으로 잘 챙긴다. 치킨을 더 먹는다고 윤지 말을 물어버린 오빠, 그러나 부모님이 없은 집에 지진이 나자 가장 먼저 여동생을 챙겨주는 든든한 오빠다.
남과 다른 특별한 아이를 품고 있는 짧은 이야기가 긴 생각거리를 준다.

#엄순대의막중한임무
엄마와 할머니와 함께 사는 엄재범. 엄마가 다니던 회사가 망해서 백수가 되어, 가기 싫던 영어학원을 그만 둔것이 너무나 좋다. 그러나, 막중한 임무가 생긴다. 바로 할머니 돌보기. 인터넷에서도 유명맛집이던 개미시장 순대할머니 였던 재범의 할머니는 어느날부터 밥을 먹고는 바로 배고프다 하고 엄마에게 욕도 하고 손님들이 돈을 안냈다고 싸우기도 시작했다. 그래서, 할머니 대신 엄마가 순대아줌마가 되었다. 엄마가 일하는 동안 할머니를 돌보는 재범은 씩씩하다. 돌아가신 아빠이름을 손주에게 부르기도 하는 할머니.
할머니가 나를 "아빠", "여보", "오빠", "뉘슈?" 이렇게 불러도 되니까 오래오래 살아 있으면 좋겠다. 왠지 난 1인 2역이 아니라 1인 10역이라도 할수 있을 것 같다. - p73
치매인구의 숫자는 늘어만 간다. 누구도 피해가지 못하고 마냥 외면할 수도 없다. 이 동화를 읽는 아이들 마음에, 함께 읽을 어른들 마음에, 치매인구도 함께 할 가족이라는 걸 어렵지 않게 알려준다.

#빼못모회장황소라
나는 뚱뚱하다. 그렇게 예쁜 편도 아니다. 엄마 아빠는 나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끼지만 그래도 가끔 속상하다. 나는 키도 크다. 우리 학년에서 제일 크다. 심지어 선생님보다 크다. - p82
3학년 소라는 키도 몸무게도 남들보다 크다. 그래서, 반 아이들이 함께 놀아주지 않는다. 그러나, 엄마말처럼 천하태평이라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 그러나, 슬아가 만드는 모임에 함께 못하게 하는 건 늘 속상하다. 그러던 어느날, 이모의 빵집에서 만든 막대과자로 모두의 관심을 받는 아이가 되려한다.
여느때보다 외모에 집중된 요즘, 아이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최근 창작동화에 자주 등장한다. 외모로 고민하는 초등학생들.. 황소라는 남들과 다른 체형으로 놀림감이 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가장 자신있는 것으로 그 콤플렉스를 극복하려고 한다.
외모외에도 아이들에게 다양한 자랑거리가 있음을 이야기 한편으로 깨닫기는 어렵겠지만, 함께 읽고 나의 장기를 이야기해보면 좋겠다.

#아주아주 낙천적인 정다운
정다운은 좀 뚱뚱하고 얼굴이 좀 크고 납작했다. 하지만 우리하고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우리 반에는 정다운보다 더 뚱뚱한 아이도 있다. 정다운보다 얼굴이 더 큰 아이도 있다. 정다운처럼 얼굴이 납작한 아이도 있다. - p118
나는 정다운처럼 자주 웃고 화내지 않는 낙천적 아이가 되고 싶고, 정다운과 친하고 싶은데, 박인태라는 아이는 늘 말을 안듣고 삐딱하다.
어느날 박인태가 정다운을 코피나게 했는데, 오히려 박인태가 울음을 터뜨렸다.
왜 정다운만 좋아해요? 왜 정다운은 잘못해도 봐줘요? 불공평해요. 나도 실수할 수 있는데 왜 혼내기만 해요? 맨날 똑바로 앉으라고 소리 지르고! 나도 지각 안하고, 밥도 잘 먹는데 왜 칭찬 안 해 주냐고요! - p136
평범하지 않는 발달과정을 지나는 아이에게 주는 관심이 부러웠던, 말썽꾸러기 박인태의 말에 선생님은 와락 껴안아주신다.

책 한권으로 만나는 남과 다른 가족의, 친구의 이야기.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자는 거창한 이야기를 짧은 동화에서 배운다.
누구나 사랑받고 싶고 사랑받아 마땅한 아이들이다. 표현을 못 한다면,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건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