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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방귀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41
강경수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14년 1월
평점 :
2011년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라가치 상을 수상한 강경수 작가의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최근에서야 읽게 되었는데요,
마지막 한 페이지를 앞두고 읽어주는 엄마도 듣고 있던 아이도
순간 정적이 흐르는 순간을 경험했었담니다.
짧은 한 두 문장들로 이루어진 책이었지만 길고 깊은 여운과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던
강경수 작가였기에 신작 '커다란 방귀'가 더욱 더 기대되었어요.
게다가 요즘 별이 유행어 중 하나가 "그 방귀 막아라~"랍니다.
아니 이게 대체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싶지만 아빠랑 놀때 늘 이러고 놀거든요^^
아이들에게 똥에 버금갈 정도로 흥미로운 소재인 방귀를 소재로 엮어낸
강경수 작가의 '커다란 방귀',
한 번 읽고 두 번 읽고 세 번 읽을수록 빵빵빵~ 터지는 책이었어요.
"아프리카 초원에 아침이 밝았어요. 동물 친구들이 하루를 시작합니다. "
마치 예전 '동물의 왕국' 나레이션을 읽는 듯한 짧으면서도 모든 걸 설명하는 문장.
거기에 재미난 삽화가 더해져 그림책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데요,
별이와 책을 읽으면서 지금 동물들이 뭘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눠보았담니다.
별이의 대답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사자는 지금 점심을 기다리고 있대요.
이제 아침이 밝았는데 벌써 점심을?
그리고 다람쥐는 이런 친구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고하네요. 
앗! 이렇게 평화로운 전경 속에 "뿌우웅" 대포같은 소리와 함께
좁은 구멍에서 뿜어져나오는 엄청난 바람!
"허걱!" 이건 무슨 일이지? 날아가는 동물들의 표정이 너무 재미나게 그려져있더라구요.
특히 한가로이 쉬고있던 개코원숭이의 놀란 표정이란^^!
최근 드라마의 유행어를 따르자면 6ㆍ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닌 이 상황을 연출하고 만 주인공은 바로 코끼리였담니다.

무거운 순서대로 슝, 슝슝, 슝슝슝... 이런 식으로 날아가다 멈추고
좀 더 가벼운 동물은 한참을 더 날아간대요.
멈추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자의 모습, 이를 꽉 다물고 진땀을 흘리고 있어서
더 재미나게 느껴지는데요,
색깔이 없이 반대편 구석에 그려져있는 코뿔소의 모습 또한 놓칠 수 없어요.
좀전의 사건은 잊고 태평하게 "냠냠 풀 맛있다"라며 풀을 뜯어먹고 있더라구요.
다른 동물들은 모두 멈췄지만 가장 가벼운 개미는 날고 날고 계속 날아가서.... 아! 다시 파란색 코? 그렇다면 코끼리???

네~ 코끼리의 코로 들어가게 되고 한 장을 펼치면
요렇게 페이지가 길어지면서 코끼리의 재채기가 시작됩니다.
당연히 다시 날아가는 개미, 그럼 다른 동물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예상하시다시피 다시 코뿔소부터 하늘로 날아가는 그렇게 돌고도는 이야기랍니다.
요약하자면 코끼리가 방귀를 꼈더니 주위에 동물들이 다 날아가더라,
그 중 가벼운 개미는 결국 코끼리의 코로 들어가서 재채기를 유발하고, 또!!!!
이렇게 딱! 한 줄로 요약되는 간단한 플롯을 가진 그림책인데요,
정말 묘한 매력이 있더라구요.
'거짓말 같은 이야기'처럼 한 두줄의 짧은 문장이지만 먹먹함과는 다른
재치와 유머가 느껴지는 책이었어요.

아이도 저도 읽는 내내 날아가는 동물들의 대사를 생각해가며 연기도 하고
날아가기를 멈춘 동물들의 행동에 웃기도하면서 읽고 또 읽고 했담니다.
이 책을 구입하니 상황극을 연출할 수 있는 종이인형 놀이세트가 함께 배달되어왔어요.
책 속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았구요, 잘라서 사용할 수 있게 되어있더라구요.
설명서에 되어있는대로 요렇게 배경을 반으로 접어서 세우고 동물들도 세워놓았어요.
입으로 불거나 빨대로 불어서 동물들을 날려보라고 되어있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동물들도 모두 세워뒀담니다.
설명서대로 하려니 공간설정이 어색하기도하고 리얼리티도 살짝 떨어지는 느낌이라
코끼리 그곳에 구멍을 뚫고 빨대를 꽂아봤어요.
그리고 엄마가 책을 읽으면 책의 내용에 따라서
방귀를 조준해서 동물들을 날려보는 걸로 진행했어요.
배경판 뒤에서 조준하는게 쉽지않았던지 이내 직장에 해당하는 빨대를 노출시키고선 계속 방귀 뀌기했담니다^^

좀 더 리얼하고 시원~~~한 바람 방귀를 연출하기위해 풍선을 이용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풍선에 붙일 코와 귀는 별이가 담당하고 엄마는 인형을 자르고남은 자투리 종이로 다리를 만들었지요.
별이가 선택한 눈! 정말 코끼리 방귀 뀌기전 이렇게 퀭한 듯한 눈이었을까요?
배경판 대신 코끼리를 놓구요 풍선의 주둥이부분은 집게로 막아둔 채로
동물들을 배치했어요.
엄마가 코끼리가 방귀를 뀌어요~하면 별이가 집게를 빼주는 거에요.
이거 정말 너무 너무 좋아해요.
한 번, 두 번, 세 번 하면서 점점 신이나고 조준을 잘하게 되니 기분이 더 좋아지고^^
덕분에 엄마는 오늘 풍선다이어트 한 기분이에요... 적어도 스무번은 불었다는거죠...
얼른 코끼리아저씨의 장트러블이 끝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