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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크를 찾습니다 ㅣ 그림책이 참 좋아 16
김은재 글.그림 / 책읽는곰 / 2014년 2월
평점 :
엄마, 여보, 아줌마, 언니 등으로 불리며 조용히 안 바쁘게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은재작가의 첫번째 그림책 '수크를 찾습니다'는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법한 아이의 실종이라는 사건을 소란스럽지만다정다감한 주방도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려내고있는데요,
다양한 주방도구들에 대한 작가의 관찰력과 그림에 삽입된 그들의 대화가 재미를 더해주는 그림책이에요.

그림책의 내용부터 잠깐 살펴보면요,
누군가의 집... 식사를 마쳤나봐요. 그릇들이 요란스럽게 설거지통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담니다.
그런데! 엄마 숟가락과 아빠 포크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수크가 보이지않아요.
엄마, 아빠의 이름을 한자씩 따왔을 뿐 아니라 외모까지 딱! 반반씩 닮았다고하는데요,
수크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요?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하는 엄마와 큰 소리로 아이를 찾는 아빠의 모습으로 이야기는 시작되어요.
'전래동요에선 숟가락은 접시청년과 사랑에 빠진다던데...'라며 혼자서 제목보며 중얼거리던 저도
아이의 실종이라는 상황하에선 갑자기 '앗! 어디간거지?'하며 관심을 집중하게 되더라구요.
책은 수크를 찾기위한 엄마, 아빠의 여정을 보여주는데요 그 과정에 다양한 모습이 담겨있어요.
곧 찾을거라며 안심시키려는 할머니와 진심으로 걱정하는 수저통 식구들의 따뜻한 정,
남의 일인냥 관심도 없고 본인의 편안한 휴식을 추구하는 행주네 식구들의 모습,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믹서기와 칼 등 주방도구들과
아이를 찾고있는 상황임에도 본인의 일을 하는 포크 아빠와 숟가락 엄마의 모습,
수크를 봤다는 제보에 달려갔더니 후루룩 국자더라는 반전 뿐 아니라
숟가락 엄마가 아래로 추락하고 부인을 구하려는 남편의 모습까지!
정말 우리 주위에서 있을 법한 일들을 주방도구를 통해 표현해놓았담니다. 
어디에서도 수크를 찾지못한 부부는 드디어 참고 참았던 울음을 터트리고말아요.
끊임없이 눈물을 쏟아내는 엄마와 굵은 눈물을 떨구는 아빠의 모습이 우리의 현실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그런데 그 때! 유치원 가방에서 나온 도시락 통에서 수크가 얼굴을 쑤~욱 내밀었담니다.
엄마와 아빠를 정말 딱 반반씩 닮은 수크는 바로 포크숟가락이었는데요,
수크는 엄마 아빠의 애타는 마음은 모르고 유치원이 너무 재밌었다고 들떠있더라구요.
정말 현실과 너무 똑같아요...
워터파크에서 잠시 잃어버린 아들때문에 부모와 함께 갔던 가족은 혼비백산이었는데
정작 네 살된 아들은 울지도 않고 저 멀리서 다가오는 아빠를 보고는 빙그레 웃었던 기억이 나더라구요.
이 책은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일을 작가의 관찰력을 통해 주방도구들의 모습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도 신선하게 다가오지만요,
글이 아닌 그림과 함께 표현되어있는 다양한 대화들이 정말 재치가 넘쳐요.
아이가 글을 읽을 수 있다면 더 재밌게 읽을 것 같구요, 아니라면 그림 하나만 갖고도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황들이 담겨있어요.
위 그림은 오븐 속에 수크가 갇힌 건 아닐까하며 들여다보는 엄마의 모습인데요,
"이봐요. 어딜 엿보는 거예요!"라고 하는 군고구마 아저씨의 모습이 마치 비밀스런 사우나에 있는 듯한 느낌이 연상되구요,
찜질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애정행각을 하는 고구마, 코골며 자는 고구마 등
그림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깨알같은 재미를 얻을 수 있담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