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 동시 읽기 천천히 읽는 책 4
권정생 동시를 사랑하는 안도현과 열아홉 사람 엮음 / 현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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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전 모 인터넷 카페에서 가장 빛나는 아동문학가를 뽑는 투표가 있었어요.

후보는 이오덕, 권정생, 하이타니 겐지로였구요 세 분다 이미 고인이 되신 분이죠.

일주일간의 투표결과 1위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권정생 선생님이 뽑혔담니다.

저도 강아지똥이나 황소아저씨, 아기너구리네 봄맞이 등

 몇 권의 책으로 접해봤던 분이라 더 반가웠는데요,

제 또한 선생님의 그림책은 주변에 있을 법한 소재를

 훈훈한 내용과 서정적인 그림으로 표현해서 정겹게 느껴졌담니다.

그런데 이번엔 선생님의 동시를 만나보았어요.

바로 현북스에서 펴내는 천천히읽는책 시리즈 중 "권정생 동시 읽기"랍니다.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운율과 함축이 있는 동시를 읽어주는 게 좋다고 들었는데요,

그래서 별이와 함께 하루에 한 편씩 읽어보았담니다.

그 중 한 편을 먼저 소개해볼게요.

 

몽당연필

딴 아이들이 두 자 쓸동안 / 한 자밖에 못 쓰는 / 몽당연필

"다음 잘날까지만 / 애껴 쓰렴" / 하신 / 엄마 마음을 슬프게 한 / 몽당연필

칠판의 글씨를 / 반도 못 베끼고 / 뎅 뎅 종을 치게 한 / 몽당연필

그래서 / 몽당연필과 나는 / 쉬는 시간에도 / 놀지 못했다

딴 아이들은 / 딴 아이들은 / 즐겁게 노는 쉬는 시간

우리는 꾹 참고 / 끝까지 일했다.

 

언제나 긴~ 연필만 선물받았고

아직은 사용하는 연필이 별로없어서 있는게 모두 길담니다.

그런 별이에게 몽당연필이라는 시는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사실 그 느낌을 왜 엄마가 슬픈지, 왜 쉬는 시간에 놀지 못하고 일하는지 잘 몰라요.

하지만 이런 아쉬움은 이 시를 추천하신 박우진선생님의 해석으로 알 수 있담니다.

가난해서 새 연필을 사주지못하는 엄마의 슬픔에 대해서,

그리고 연필이 짧으면 글씨를 쓰는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에 대해서 말이죠.

 

책에는 정말 다양한 주제로 20개의 동시가 해석과 함께 담겨있어요.

꼬마들의 사랑이야기도 있구요 아픔에 대한 이야기도 있구요,

어른들이나 알법한 옛날 물건들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도 많이 있담니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가 혼자 읽기보다는

부모님과 함께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천천히 읽는 책' 시리즈에 속한 책이니만큼 서두르지말고

하루에 한 편, 혹은 일주일에 한 편 정도 함께 동시를 읽고

부모님과 아이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이가 커갈수록 대화가 부족해질 수도 있는데요,

이럴 때 권정생 선생님의 동시가 자연스런 대화의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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