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와 테우리 - 현기영 동화집 천천히 읽는 책 3
현기영 지음 / 현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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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에서 잊혀질뻔했다가 다시 역사로 돌아온

제주 4ㆍ3사건을 소재로 한 동화책을 만났습니다.

처음 제목만 보고는 "해녀와 테우리라... 참으로 어울리지않는 조합이네"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이 책은 '해녀'와 '테우리'라는 각 각의 동화로

현기영 선생님의 '거룩한 생애'와 '마지막 테우리'를 쉽게 풀어쓴 거라고해요.

'해녀'는 제주 4ㆍ3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사건 발생이후까지

주인공 간난이의 삶을 따라가며 보여주고 있는 반면,

'테우리'는 4ㆍ3사건을 겪으며 살아난, 소를 돌보는 테우리에서

 소를 잡는 테우리가 되었던 시간을 겪었던,

슬픔을 간직한 테우리 할아버지에 관한 내용이랍니다. ​

테우리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번 어린이를 그림동화

  '테우리할아버지'를 통해 읽은 적이 있어 익숙했는데요,

처음 만나본 '해녀'는 오~ 어린이를 위한 동화지만

어른인 제가 너무 흥미있게 읽었담니다.

특히 간난이의 탄생에서부터 마지막 부분으로 가면서 역사적인 부분이 가미되면서

주인공인 해녀의 마지막 모습에서는 저도 모르게 '아!'하는 탄식이 나오더라구요.

'해녀'에서 4ㆍ3사건을 다루고있는 부분을 조금만 발췌해볼게요.

"미군은 왜정 시절에 앞잡이 노릇하며 마을 사람들을 괴롭혔던

  경찰과 면서기들을 그대로 해방된 나라의 경찰과

면서기를 시켰다.  그들이 이번에는 미군에 붙어서 사람들을 괴롭혔다.

....(중략)...

이 무렵 삼팔선을 가운데 두고 남과 북이 각각 다른 정부를 세우려 하고 있었다.

마을 청년들은 통일된 나라를 세워야 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중략)...

드디어 육지에서 배를 타고 군대가 출동했다. 

중산간 지대 이백여 마을이 불에 태워졌다.

수도 없이 많은 젊은이들이 죽어갔다."​

저도 정확하게는 알지 못했던 일이었기에,

그저 그런 일이 있었다고 정도로만 알고있었는데

이렇게 담담한 의조로 적힌 글을 보면서 계속해서 탄식만을 내뱉었던 것 같아요.

 

소설이 모두 끝나고 부록처럼 "그때 제주 섬엔 무슨 일이"라는 글이 있담니다.

현기영 선생님의 부인이자 시인인 양정자님이 쓰신 글로

  손자에게 ​이야기해주듯 4ㆍ3사건을 알려주고있어요.

생각보다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설명하고있는데요,

아이들도 알아야 할 부분은 제대로 알고가자는 의미인듯해요.

제가 읽고 있는 책에 관심을 갖던 별이가 자꾸만 물어봐서 요약해서 알려줬더니

계속해서 "왜요? 왜요? 왜 그랬어요?"를 무한반복하네요.  그러게, 왜 그랬을까요...

'해녀와 테우리'는 ​현북스에서 펴내고있는 '천천히 읽는책' 시리즈 중 한 권인데요,

이야기의 전개가 빠르고 흥미로워서 순식간에 읽어버렸지만,

천천히 읽으면서 각 장면을, 그 순간을 곱씹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책이기에, 아이들과 함께 일독을 권하고 싶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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