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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전학생 마리 ㅣ 햇살어린이 20
이진하 지음, 정문주 그림 / 현북스 / 2014년 6월
평점 :
요즘 어린이를 위한 창작그림책, 정말 재밌기도하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것 같아요.
"외계인 전학생 마리"는 선생님이 가르침을 주고 아이들은 가르침을 받는
일방통행인 (어쩜 전형적인 우리들의)학교에
전학 온 본인을 '마루마' 별에서 온 일명, 외계인이라고 소개하는 마리의 등장으로
벌어지는 에피소드랍니다.
궁금한 건 그때 그때 질문해야하고 특이하게 인사하는 마리.
외계인인지라 통역기를 끼고 지구에 등장해 지구의 학교를 연구하러 왔다고하는데요,
마리는 언제나 조용히 혼자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이솔이 옆에 앉게 되어요.
마리에게 지구의 학교는 너무 신기한 곳이에요.
쉬는 시간은 고작 10분! 게다가 공부하는 시간이 있다니???
수업시간에 말을 하면 벌을 세운다고? 헉!!!
게다가 선생님만 가르칠 수 있다는 건 도대체 뭐지~?
마루마에서 선생님이란 아이들이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고
학교는 아이들이 너무나 가고 싶은 곳이라는데...
(아~정말 그런 곳이면 너무 좋겠죠? 물론 처음엔 낯설어서 좀... 힘들긴 할거에요 ㅎㅎ)
수학은 꼭 필요한 과목이니 집중해서 수업을 들으라는 선생님의 말에 대한
마리의 대답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수학이 그 말을 들으면 얼마나 슬프겠어요?
제가 만약에 피자라면 정말 배고픈 사람이 맛있게 먹어 주길 바랄 거에요.
먹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먹는 게 아니고요.
그러니까 저는 수학이 아주 배우고 싶을 때까지 굶을래요."
뜨앗!!! 싶은 한 마디지만 백프로 틀린 말은 아니다싶은 그런 기분이랄까요?
어른들이 정해놓은 규칙을 강요당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듯한 느낌이었다지요.

처음엔 그저 상상력이 지나치게 풍부한 아이로만 비춰지던 마리는
어느새 진정한 외계인으로 인정받고(친구들 사이에서 말이죠^^)
친구들에게 외계어도 알려주고 친구들의 다양한 문제들도 술술 해결해준담니다.
짝꿍인 이솔이의 상상노트를 보고는 꺄르르 웃으며 일명 절친사이로 발전하기도 하지요.
그러다 왕따를 당하게 되는데요...
"내가 지구에 와서 제일 체험해 보고 싶었던 게 바로 이 왕따였거든!"
이라며 올레~!를 외치고 열심히 수첩에 적는 마리.
게다가 수업시간엔 자기 왕따를 당해야하니 빨리 수업을 마쳐달라고 요구하기까지!!!
꺄오~! 정말 통쾌한 한 방인 듯해요.
(이거... 현실에선 안 통하겠죠? 요즘 어린이 언니들은 너무 무섭대요 ㅠㅠ)

교장선생님의 조회시간엔 아이들이 모두 종이에 그 말씀을 받아적어야한대요.
그런데 마리는 그게 너무 싫어요. 재미도 없고 한 말 또하고 한 말 또하고...
(아~ 격하게 공감되며 떠오르는 어린 시절이네요^^)
왜 선생님만 말씀하시냐며 우리에게도 기회를 달라는 마리에게
교장선생님 협상을 하십니다.
기회를 주되 아무도 말 할 사람이 없다면 마리가 학교를 그만두는 걸로!
그러나 선생님들의 방해작전이 만만치않아요...
드디어 전체 조회시간... 아무도 교단으로 나서질 않아요...
'제발...제발... 누가 좀 나가서 이야기해줘~'를 마음 속으로 외치던 이솔이.
'아! 내가 나갈 수도 있겠구나'라는 걸 깨닫게 된담니다.
그리고... 모든 건 달라지게 되었죠.
너무나 재밌게 이야기를 풀어냈던 이솔이를 뒤로하여
그 후 아이들이 한 명씩 발언의 기회를 얻게되고
차차 학교는 아이들이 다니고 싶은 곳으로 변화하였담니다.

이어지는 이솔이의 일기 속... 마리가 사라졌어요.
정말 마리는 외계인이었을까요?
기다리고 기다리다 야속한 마음까지 생기려는 찰나 날아든 마리의 편지.
이솔이와 마리의 우정은 영원한 거겠죠^^
창작그림책이기에 마리가 외계인인지 아닌지는 그리 중요하지않아요.
다만 마리로 인해 이솔이가 변했고 이솔이로 인해 학교가 변했다는거죠.
가끔은 불편하면서도 '그래, 원래 그런거야'라고
스스로를 설득시키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발견하곤하는데요,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작은 행동의 변화가 파동이 되어
좀 더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걸 알게되는 것 같아요.
나비효과라고하기엔 너무 확대해석된 느낌이지만
나의 작은 행동의 변화, 실천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담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