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5남매 - 한국동화걸작선 햇살어린이 17
마해송 외 지음, 김혜란 그림 / 현북스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병아리 5남매"라는 제목 위쪽으로 보이는 글... "한국동화걸작선"이라고 적혀있어요.

이 책은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발표된 우리 동화 가운데

한국아동문화의 정수라고 할 만한 작품 13편을 골라 엮은 책이라고해요.

그래서 제목 바로 아래에 보여야 할 작가의 이름이

저 윗쪽에 '마해송, 채만식, 현덕 외'라고 적혀있었던거네요.

어? 그런데 낯익은 이름도 있고 개인적으로 정말 생소한 이름도 있었는데요,

 특히 현덕님은 월북한 작가님이라고 하시네요.

맨 뒤 부록으로 나와있는 작가소개를 보면서 '맞아~ 그 작품!!!'이라며

혼자 맞장구를 치기도하고

 '아~ 그래서 생소했구나' 싶기도 하더라구요.


 

이 책에 소개된 모두 13편의 창작동화랍니다.

마해송님의 '바위나리와 아기별'은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동화로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어있다고 하구요,

저는 '태평천하'라는 장편소설로 알고있었던 채만식님의 '왕치와 소새와 개미와' 역시

교과서에 수록된 동화라고해요.

한 편 한 편 읽다보면 제목은 몰랐지만 알고있었던 이야기도 있고

전혀 생소한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각 각의 동화에 담겨있는 생명의 소중함이라 가족간의 사랑, 우정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계급 차이 및 전쟁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서

그 때의 시대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옛 이야기라 지금은 쓰지않는 단어들은 현대의 언어로 괄호안에 담아두었어요. 

예를 들면 '자깔하고(자꾸 이야기하고)' 이런 식으로말이죠.

현대어가 함께 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기도 하지만 고어가 그대로 쓰여있어서

 그걸 읽는 맛또한 있더라구요^^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인지라 김혜란님이 동화마다

때론 익살스럽게 때론 디테일하게 그려놓은 삽화를 보는 재미또한 놓칠 수 없어요.

 

 

동화이야기를 잠깐 덧붙이자면요,

모든 이야기가 사실 아직 기억에 생생하지만 그래두 인상적이었던 게 몇 편있어요.

 

다가오는 어린이날하면 생각나는 방정환선생님, 그 분의 '만년셔츠'라는 작품이 있담니다.

읽고나니 아는 이야기인듯한, 그렇지만 읽는 내내 가슴이 찡했던 이야기였어요.

집이 너무 가난하지만 언제나 내색않고 씩씩한 창남이.

어느 추운 겨울날 체육시간에 상의를 벗으라 하였더니 내의를 입지않은거에요.

이유를 물어보니 동네에 불이 나서 집이 절반정도 타버려서 남은 옷이 별로 없었는데,

그 남은 옷마저 더 가난한 이웃에게 내어주었다는...

그리고 한 벌 씩 남겨놓은 옷을 입고오려는데 본인의 옷을 모두 줘버리고

벌벌 떨고계신 어머니께 자신의 옷을 벗어드렸다는 창남이.

어머님이 아들이 단벌인 걸 아는데 그걸 받아입으셨냐하니 아... 눈이 안보이셨네요...

정말 부족함없이 자라고있는 듯한 우리 아이들... 이 글을 읽는다면 어떤 느낌을 받을까요?

 

제목에 등장하는 '병아리5남매'는 첫 페이지를 읽는순간, '어? 이거 누구지?'했담니다.

학창시설 배웠던 기억이 어렴풋이나는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쓴 동화였는데요

 암탉과 수탉의 행동 뿐 아니라 심리묘사, 대사처리까지!

'와~ 이 옛날에 이런 책을 쓰다니...'싶었다지요.

엄마닭에게서 태어난 병아리 다섯마리... 그들의 삶이 순탄하지않아요.  

의인화되어있지만 미화되기보단 현실적으로 적혀있는데요,

"순애네 집으로 팔려 간 달걀은 새우젓과 섞인 찌개가 되어

여러 식구들의 숟가락에 담겨 목구멍을 넘어갔어요.

사람들의 배 속으로 들어간 달걀은 대부분 소화되어 핏줄 속으로 스며들어

생명의 활력소가 되었어요.

나머지 찌꺼지는 배변에 섞여 사람의 몸을 떠나 세상에 도로 나와

채소밭 거름이 되었습니다."

이 문장은 암탉이 낳은 달걀의 운명에 대한 설명인데요,

정말 많은 정보까지 전달해주고있죠^^

 

그 외 이원수님의 '용이의 크리스마스'를 읽으며

그 옛날에도 크리스마스가 있었구나하며 놀랐었구요,

우리에겐 '소나기'로 더 잘 알려진 황순원님의 '송아지'는 전쟁을 겪은 어린이가

 피난 때 친구가 겪은 일을 적은 작문에 기초한 동화라고해요.

"돌이네가 송아지를 사 온 것은 삼학년 봄 방학때였습니다. 

아주 볼품없는 송아지였다.  왕방울처럼 큰 눈에는 눈꼽이 끼고, 엉덩이뼈가..."

첫번째 문장은 아마 아이의 글로 보이고 그 글을 뼈대로 풀어낸 이야기.

단 여섯개의 문장으로 이렇게 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배경이 전쟁이라는 것과 결론이 죽음이라는 건 더욱 더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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