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은 파는 것 - 어린이의 시선을 담은 재밌는 낱말 책 네버랜드 아기 그림책 128
루스 크라우스 글, 모리스 샌닥 그림,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표지를 넘기면 신나게 뛰고있는 듯한 아이들의 표정에 절로 웃음이 나는데요 아이들의 자유분방함이 느껴지는 듯해요.
어느 아이 할것없이 모두 모두 점프! 점프! 뛰놀고있는 모습, 어떤 아이는 춤을 추고있는 것 같기도하구요.
그럼 이 아이들에게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각각의 단어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요?

"얼굴은 재미있는 표정을 짓는 것" 그리고, "머리 위에 있는 것" 아~! 딱 그거였군요.
아이들의 다양한 익살스러운 표정이나 몸짓연기가 절로 웃음을 자아내는데요,
손바닥만한 크기의 책이라 아주 작지만 그보다 더 작은 아이들이 단 한명도 같은 표정을 짓지않고 있어요.
전 잔뜩 얼굴에 바람을 넣은 아이의 표정이 귀여웠는데
아들은 가운데 팔을 벌리고있는 아이의 표정이 너무 재미나다고해요.

그럼 강아지는 뭘까요? 엄마는... 개의 새끼라고 생각하는데...
혹은 아주 무서운 동물이라고(개 공포증있는 엄마 ㅠㅠ)
책 속 아이들에게 "강아지는 우리에게 뽀뽀하는 동물"이라고해요.
4살 아들은 "강아지는요, 우리랑 놀아주는 동물이에요"라고 대답하더라구요.
이렇게 하나 하나의 정의를 보면서 새로운 정의를 생각해보기도하고 또 가끔은 공감하기도 한담니다.

"성은 모래밭에 쌓는 것", "꿈은 한밤중에 여러 가지를 만나는 것", 그리고 "구멍은 쏙 들어가 앉는 것"이라고해요.
새로운 단어의 정의를 쏟아내면서 꾸준히 구멍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있담니다.
처음엔 파는 것이었는데 가끔은 빠지기도하고 이렇게 쏙 들어가 앉기도하고 들여다보기도 하는 것이었어요.

"깔개는 가시가 박히지않게 까는 것"이라는 정의에 강아지들은?
"흥! 깔개는 강아지들이 냅킨 삼아 쓰는 것"이라고 대꾸하네요.
정말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물건의 용도도 달라지겠죠?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질문하기도 하고 다른 용도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하고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더라구요.

전 이 표현이 제일 마음에 들었는데요, "태양은 하루를 신 나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해요.
아들에게 태양은요? "아침이 왔음을 알려주는 것, 혹은 일어나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이에요.
즉... 그가 가장 사랑하는 거죠. 잠을 싫어하는 아들이라서요^^ 대부분의 아이들이 자는 거 너무 싫어하죠?

모든 표현들이 '오호~! 아하~! 키득키득키득!, 그래그래???'하면서 웃음을 자아내는 건 아니랍니다.
개그맨이 24시간 웃길 수는 없듯이 아들이 매번 부모를 웃기는 말을 할 수는 없듯이 '접시는 씻는 것, 문은 여는 것, 꼭 닫는 것'처럼 다소 평이한 정의들도 있어요.
하지만 각 각의 정의를 글자를 전혀모르는 아들이 보고도 말할 수 있을만큼 디테일한 그림묘사와 아이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듯한 단어의 정의와 새로운 시선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기에 무려 60년전에 출간된 책이지만 지금 읽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는 그림책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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