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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디락스와 공룡 세마리 ㅣ 살림어린이 그림책 29
모 윌렘스 글.그림, 정미영 옮김 / 살림어린이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비둘기 시리즈와 꼬므 토끼로 칼데콧 아너 상을 세번이나 수상한 작가 모 윌렘스.
하지만 저희 집에서는 코끼리와 꿀꿀이 시리즈가 더 많은 인기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유머스러우면서도 따뜻한 대사처리,
그리고 장난기 가득한 표정의 간략하면서도 생동감있는 묘사덕분이랍니다.
이번에 새로 만나 본 책 '골디락스와 공룡 세마리'는 어느새 코끼리와 꿀꿀이의 인기를 넘어서려고 하는데요,
왠지 익숙한 제목, 그런데 낯선듯한 이 느낌.
바로 영국의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마리'를 패러디한 그림책이에요.
별이는 '골디락스와 곰 세마리'이야기는 모르지만
역시 같은 작품을 모티브로 한 앤서니 브라운의 '나와 너'를 좋아한담니다.
그래서 그 책과는 또다른 반전이 있는 '골디락스와 공룡 세마리'를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담니다.
이 책은 표지부터 간지, 마지막 페이지까지 정말 어느 한 페이지도 소홀히 넘길 수가 없었어요.
간지의 모습이에요. '골디락스와 얼룩말 세 마리, 골디락스와 개 세 마리...'등 등엔 모두 엑스표시로 그어져있네요.
그럼 뭐??? 바로 "골디락스와 공룡 세 마리!!! "
먼저 간단한 인물 소개가 있겠어요.
아빠 공룡, 엄마 공룡 그리고 노르웨이에서 온 공룡.
오잉? 아기 공룡이 아니고 노르웨이에서 온 공룡이라고해요.
엄마는 혼자 생각합니다... 이 공룡은 입양된 걸까?
아들은 질문합니다. "엄마, 엄마 아빠 공룡은 코에 뿔이 없는데 아기 공룡은 뿔이 있어요. 이상하다, 그쵸?"
어찌 구성된 집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렇게 세 마리 공룡이 살았다고해요.
어느 날 공룡들은 온도가 모두 다른 맛난 초콜릿 푸딩 세 그릇을 만들었어요.
"무슨 속셈이 있는 건 아니었어"
"열린 문으로 먹음직스런 아이가 들어오지 말아야 할 텐데"
이 글을 읽으면 아이는 바로 대꾸하죠.
"어? 들어올텐데... "
4살 별이는 아직 공룡들의 음흉한 작전에 대해 속내는 모르고 그들의 작전을 열렬히 응원하더라구요.
드디어 주인공 골디락스 등장!
이 소녀를 보면서 모윌렘스의 토끼 시리즈 주인공 트릭시가 떠오르더라구요.
동그랗고 큰 눈과 노란색 단발머리. 닮아있지않나요?
무튼 골디락스는 커다란 낯선 집으로 성큼 성큼 걸어들어가요.
한 페이지 페이지마다 숨겨놓은 듯한 깨알같은 재미, "환영합니다(히히!)"라는 매트.
아이는 이 글을 읽어주니 자꾸만 읽어달라며 공룡 빙의되어 좋아라하더라구요.
앗! 초콜릿 푸딩 냄새~
"누가 일부러 갖다 놓은 건 절대 아니야"
이런 표현들이 글을 더욱 더 재미나게 만들죠?
그런데 모 윌렘스 그림책의 재미는 재치있는 글솜씨뿐 아니라 인물들의 표정일거에요.
초콜릿 푸딩냄새에 황홀경에 빠진듯한 모습, 사다리를 발견하고 기쁜 모습, 챙취하기 위해 입맛다시며 올라가는 모습.
정말 다양한 표정변화를 한 페이지에서 보며 엄마는 키득키득, 아이는 함께 군침을 흘립니다.
아~ 배부른 골디락스.
공룡식 표현으론 '땡글땡글-꼬마-초콜릿-사탕'이 된 골디락스에겐 휴식이 필요해요.
그런데! 어~ 이상해요.
분명 골디락스가 알고있는 곰의 집에선 세번째 아기의자는 낮아야하는데 "너무너무 높았어"
요소 요소마다 나타나는 반전은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네요.
앗! 드디어 골디락스가 깨달았어요.
"이런.... 여긴 곰 세 마리 집이 아니라 공룡의 집이야!"
그리곤 잽싸게 뒷문으로 도망쳐버린 골디락스.
매트에 적힌 '발톱을 깨끗이 닦으시오'를 보면서 전 공룡들이 초콜릿 발자국을 따라 갈거라 생각했다지요.
군침을 흘리며 뛰쳐들어 온 공룡 세 마리!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지"
이런... 우리 공룡 세 마리는 이제 뭘 먹어야하죠? 초콜릿 푸딩도 꼬마도 놓쳐버렸네요^^
그림 속 공룡네 소품들도 눈에 쏙쏙 들어오죠?
공룡 스탠드 옆에 위치한 건 비둘기? 네~ 바로 모 윌렘스의 비둘기시리지의 주인공이죠.
뒤에 걸린 액자들까지 하나 하나 찾아보면 웃음이 가득한 그림이에요.
요건 마지막 페이지에요.
"공룡이 배운 것 : 뒷문을 꼭 잠글 것!"
하지만 이 앞 페이지엔 곰 세 마리네 집을 방문하는 골디락스와 교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답니다^^
전래동화의 포맷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중간 중간에 숨겨둔 반전포인트들,
공룡의 속마음을 읽어주는 듯한 나레이션,
등장인물들의 생동감 넘치는 표정연기와 페이지마다 보이는 재미난 소품들.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역시 모 윌렘스야!'를 외치게 만드는 책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