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할머니는 100살 - 촌수와 호칭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17
이규희 글, 신민재 그림 / 책읽는곰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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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곰의 우리문화그림책 17번째 이야기 "왕할머니는 100살"은 촌수와 호칭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작년과 올해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의 회갑연이 있었고 주인공 아이의 이름이 아이의 태명과 같아서 더 눈길이 갔던 책인데요,

왕할머니의 100살 생일파티를 별이의 시선으로 들려주며 가족의 촌수와 호칭에 대해서 자연스레 익힐 수 있는 책이었어요.

이쁘진 않지만 사실적인 표현의 그림들, 다양하게 구성된 가족의 모습과 그들의 대화를 보면서

마치 화목한 가족드라마를 보고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요,

웃음과 사랑으로 가득한 '김을순 여사님의 백세잔치'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볼까요?

별이네 집은 3대가 함께 살고있는데요 별이는 그 중 왕할머니랑 가장 친한듯해요.

막대 사탕, 분홍색, 노래부르기, 귀고리랑 목걸이 등을 좋아하는 등 닮은 점이 참 많거든요.

별이의 꽃반지를 탐내시는 할머니의 표정과 절대 드릴 수 없다는 별이의 표정!

너무 귀여우면서도 사실감있게 표현된듯해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던 장면이랍니다.

그런데 글쎄 왕할머니는 열흘 뒤면 100살이 된다고해요.

"백 살이래, 백 살! 왕할머니 진짜 진짜 멋지다. 생일도 백 번, 어린이날도 백 번, 크리스마스도 백 번!"

정말 일곱살 어린이의 생각이 그대로 느껴지죠?

어른인 저는 100살하면 '와~ 정말 장수하셨구나'하는 생각이 먼저드는데

별이에게는 백 번의 선물들이 먼저 떠올라서 부러움이 먼저 드나봐요^^

그나저나 선물을 준비해야할텐데 뭘로 하면 좋을까요?

그 날부터 별이는 왕할머니를 관찰하기 시작해요. 왕할머니가 가장 좋아하시는 건 뭘까요?

생일파티를 하루 앞두고 친척들이 하나 둘 씩 별이네 집으로 오는데요,

붕어빵처럼 닮은 작은아빠와 작은엄마, 그리고 사촌동생 달이와 온이,

전라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구사하시는 큰고모부와 큰고모, 그리고 고종사촌오빠인 정우오빠,

영국에서 오신 코삐쭉이 손녀사위인 작은 고모부와 작은 고모, 그리고 인형같은 아기 피터까지!

요즘 외국인과 결혼하는 경우를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그림책을 통해서 접하면 더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더라구요.

그동안 국내작가들의 그림책에선 장애우라던지 다문화에 대한 접근이 부족해서 아쉬웠는데 너무 반가운 페이지였어요.

모두 잠 든 밤, 왕할머니는 왕할아버지의 사진을 보고계시네요.

그 모습을 보고 별이는 드디어 결정했담니다. 왕할머니의 생신선물을 말이죠^^

그런데 방 한켠에서 자고있는 달이와 온이의 모습.

저희 집 형제들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어서 혼자서 배꼽잡았어요.

평소엔 안 친하면서 잘 때는 이리저리 뒹굴면서 엉켜서 자는 모습이죠^^

드디어 왕할머니의 백세 생신파티가 열리는 날이 되었어요.

고모할머니들과 당숙들도 모두 오시고 왕할머니는 연분홍 저고리에 진빨강 치마를 입고 족두리를 쓰고 곱게 화장을 하셨담니다.

전형적인 회갑연의 잔치상 모습이죠? 과자와 사탕 탑이 쌓여있는 모습이 새삼 반가웠담니다.

촛불을 끄신 왕할머니이 소원은요?

"백한 살 생일엔 분홍 드레스 입게 해 달라고 빌었지!"

나이가 들면 아기가 되기도 하지만 이렇게 여유로운 유머를 자연스레 구사하게 되는건가봐요^^

참, 별이의 선물은요?

왕할아버지와 함께 계신 왕할머니를 그린 그림카드와 할머니의 애창곡을 부르는 거였담니다.



책을 읽는 동안 자주 나오는 표현 중 왕할머니가 호물호물 웃으신다는 문장이 있어요.

'호물호물'은 이가 빠진 입으로 음식을 씹는 모양이란 뜻이라는데요, 왕할머니의 웃음소리를 표현하는데 정말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꾸만 머릿속에 맴돌더라구요.

마지막 페이지엔 이렇게 별이와 함께 배워보는 '촌수와 호칭 이야기'가 나와있담니다.

저도 사실 당숙이나 당숙모, 재종형제라는 표현은 어색한데요, 아이와 함께 아이를 중심으로 선을 따라가며 찾아보았어요.

부록으로 들어있는 '우리 가족 수첩'이에요.

이름과 생일, 하는 일, 좋아하는 것 뿐 아니라 나와의 관계/촌수를 기록하게 되어있어요.

아이가 좀 더 크면 '특징'부분을 적을 때 재미난 표현들을 많이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직은 책장 저편에 보관하고 있담니다.

직접 책을 만들어보면 더 기억에 오래도록 남잖아요?

자주 만나지않아서 더 어색한 친척들의 얼굴과 호칭을 기록한 수첩을 직접 만들어놓고 앨범보듯 펼쳐보면 조금은 더 친숙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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