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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 2013 칼데콧 상 수상작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1
존 클라센 글.그림,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그냥 몰래 가져온 거야"라는 작은 물고기. 눈동자를 보세요~
뒤쪽을 견제하고 있는 듯한 저 눈동자. 아마 뒤쪽의 누군가의 모자인가봐요.
이 첫문장을 읽자마자 "그럼 누구거야? 왜 그랬어?"라는 질문을 저도 모르게 하게되더라구요.
작은 물고기는 모자를 쓰고 물풀이 빽빽한 곳으로 도망(?)치면서 계속 이야기를 해요. 자고있던 큰 물고기건데 아마 그 물고기는 모자가 없어진 것도 모르고 계속 잘거래요. 그런데~!!!
이 책은 윗쪽 부분에 작은 물고기가 들려주는 나레이션과 아랫쪽 큰 물고기들의 행동이 배치되면서 상당한 재미를 앉겨주어요. 작은 물고기의 생각과는 달리 금방 잠에서 깨어나서 모자가 없어진 걸 눈치채고 모자를 찾아나서는 큰 물고기. 큰 물고기는 말 대신 눈모양으로 모든 상황을 알려준담니다. 눈동자를 위를 바라보며 '어? 내 모자가 어디갔지?'라고 말하는 듯하죠!
모자를 가져간 걸 아는 유일한 목격자 꽃게!
작은 물고기는 꽃게가 비밀을 지켜줄거라 믿어의심치않지만!!! 꽃게의 저 집게발은 어찌하나요???
마침내 물풀이 빽빽하게 우거진 곳으로 다왔어요. "내가 잘 해낼 줄 알았다니까"라는 의기양양 작은 물고기. 아하~ 바로 뒤에는 큰 물고기가 따라오고있었어요.
어??? 정말 작은 물고기말대로 아무것도 보이질않아요. 과연 큰 물고기는 작은 물고기를 찾을 수 있을까요? 아무런 글이 없이 빽빽하게 우거진 물풀만을 보여줌으로서 이야기의 긴장감을 더하고 빨리 책장을 넘겨보고싶은 욕구를 마구 마구 불러일으키더라구요. "어떻게 됐을까????"
아하~!!! 다시 자기 모자를 쓰고 유유히 물풀사이를 빠져나오는 큰 물고기의 모습이 보여요.
그럼... 작은 물고기는 어떻게 됐을까요? 물풀 속에서 과연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여기서 이야기가 끝이납니다. 바로 열린 결말을 채택하고 있는데요, 책을 읽는 사람들마다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독자에 의해 결정되는 작은 물고기의 운명이네요^^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는 아이보다 제가 먼저 읽었는데요 정말 빵터졌다는 표현이 적합할듯해요. 남의 모자 슬쩍 해놓고선 자기한테 더 잘 어울리니까 괜찮다는 자기합리화, 그리고 도망가면서도 결코 잡히지않을거란 확신적인 말들, 그런 작은 물고기의 뒤를 따라가면서 "아니야~ 작은 물고기야, 지금 큰 물고기 일어났어~ 모자 가져간거 알았어~ 꽃게가 말해줬어~" 등등 계속 계속 말해주고 싶은 책이었담니다.
마침 이 책을 만나고 며칠 뒤 친구가 놀러와서 보여줬더니 그녀들 역시 빵터졌다지요. 마지막 큰 물고기의 미소를 보면서 "어? 혹시 작은 물고기 잡아먹힌거 아냐?"라며 걱정을 했었는데 아이들은 같은 장면을 보고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