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대신 집에 체크인합니다 - 일상에 집중하는 공간 탐험 비법
해리어트 쾰러 지음, 이덕임 옮김 / 애플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

육아와 가사, 나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고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줄이고 싶을 때, 그때마다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잠깐 두 시간 정도의 카페에서의 나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사람 많은 공간에 갈 수도 없거니와, 많은 일상이 제한되었다.

어린아이가 있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도 했지만, 점점 집에 대한 나의 생각도 바뀌고 있었다.

편하고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공간... 이 아닌가 싶은 거다!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났다.

감사하게도 도서를 제공받아 처음부터 끝까지 귀한 글을 읽고 그 내용과 나의 생각을 남겨본다.



지은이 해리어트 쾰러는 지은이 해리어트 쾰러는

늘 휴가를 타국에서 보낼 만큼 여행을 좋아하는 탐험가였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떠난 여행과 일상에서의 깨달음으로, 이번에는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행복하게 여행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늘 휴가를 타국에서 보낼 만큼 여행을 좋아하는 탐험가였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떠난 여행과 일상에서의 깨달음으로, 이번에는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행복하게 여행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앞으로도 저자는 타지로 떠나는 여행보다는 집과 일상에서 머무르는 저자만의 여행을 할 것 같은 강한 느낌이 들 정도로, 나에게도 그 매력이 진하게 다가왔다.


먼저, 타지로의 여행이 아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의 의미를 제시한다.


먼저, 타지로의 여행이 아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의 의미를 제시한다.


▶ p 25

해외여행을 가야만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나는 여행 가방 안에 이미 들어 있다. 사실 우리는 알고 있다.

▶p 42~45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는 항공편과 호텔 숙박시설, 온수 수영장, 렌터카와 크루즈 선 등 관광산업으로 인해 발생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기후 변화에 책임을 느껴야 할 주체는 우리가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와 중국 그리고 석유 산업이라고 느낀다.

점점 더 많은 지역과 도시가 들이닥치는 방문객들로 인한 부담으로 신음하고 있다.

소도시인 베니스는 관광객이 지역민보다 더 많은, 관광객의 고향으로 도시의 기반 시설을 붕괴시킬 만한 인파가 날마다 모여들고 있다.

이 같은 관광화에 불을 지핀 건 유람선과 저가 항공사, 에어앤비와 같은 인터넷 플랫폼이다.

일반 임대 아파트를 하루나 일주일 단위로 관광객에게 빌려주기 시작하자 소수의 관광지와 주변 호텔에 집중되었던 관광객이 일반인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침투했다. 그러면서 지역민을 위한 부동산 시장에서 정작 그들을 위한 아파트는 사라지게 되었다.

관광객이 많이 찾을수록 상가 임대료는 더 많이 오르게 된다.

베를린이나 바르셀로나, 암스테르담의 주민을 짜증 나게 하는 저가 항공의 여행 패키지 프로그램 야간 파티가 내는 소음도 마찬가지다. 여름철이면 관광객들로 인해 마요르카 섬에 식수가 부족하고, 루브르 박물관의 주인공은 더 이상 모나리자가 아니라 셀카봉으로 다빈치의 걸작을 촬영하려는 군중이 되어버렸다.

​이 현상을 오버 투어리즘(Over tourism)이라 한다. 과도한 관광화로 인해 도시를 구성하는 여러 기능이 균형을 잃었음을 묘사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여행의 정의는 진정 무엇일까? 하는 질문이 나에게 돌아왔다.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뒷면은 이토록 처절했다. 단순히 '좋은 곳으로 여행 가야지'의 시작의 파급효과가 이 정도임을 나는 이번에 알게 되었다.

또한, 그냥 단순하게 지금 지구가 아파하고 있다, 쓰레기를 줄이자가 아닌, 바로 당장 시급한 문제로 인식하여 생활 속에서 더욱더 세밀하게 실천해 나갈 전략이 필요한 정도임을 깨닫게 되었다.


▶ p 54


날카로운 지적이다. 실제로 막연한 죄의식으로 환경문제를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실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것과 문제에 대한 태도와 개선 의지의 부족이 그 이유가 될 거라 생각된다.


▶ p 65. 이 내용이 이 책의 본질인 것 같다. '육체가 아닌 마음이 움직이는 여행'


그리고 떠나고 싶은 저항을 실천하기 위해, 저자는 집안에서 보내는 최적의 기간 14일을 두고 그 방법을 하나하나 소개한다.


1일째. 평일 점심 식사는 특별하게~

2일째. '오프라인 상태'만들기(스마트폰과 차단하기)

3일째. 아무것도 하지 않기

4일째. 진정한 산책하기.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 흥미로운 것이 보이면 멈추기

5일째.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끼기

6일째. 온전히 요리하기

7일째. 이웃과 교류하기

8일째. 가 보고 싶었던 호텔에서 머무르기

9일째.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기

10일째. 과거의 흔적 따라가 보기

11일째. 비에 흠뻑 젖어보기

12일째. 여행하되 가지 않기

▶ p180

예를 들어, 가게로 가서 쇼핑의 즐거움을 만끽해 보라. 멋진 드레스와 빙빙 돌기에 좋은 치마, 풍성한 스카프와 섬세하게 디자인된 샌들을 비롯한 모든 것을 양팔에 가득 안고 계산하기 직전에 판매원에게 넘겨준 뒤 홀연히 사라지는 것이다. 사실, 물건을 사기로 결심했을 때의 기쁨이 가장 크다. 하지만 그것을 일단 손에 넣고 나서 사는 것을 포기할 때 느끼는 기쁨은 그보다 더 압도적이다.

잠시 상상이라도 해보았다. 원하는 것을 담고 구매 직전까지 가기. 사실 막상 기다리던 물건을 구입한 후 그 설렘이 오래가지 않은 옛 추억도 떠올라 저자의 말이 공감되었다.

13일째. 예술작품 '응시하기, 감상'하기. 박물관 '방문'보다 작품'감상'

▶ p191

새로운 경험이나 멋진 것을 보려고 그곳에 가는 것이 아니다. 마음의 휴식을 취하려고 간다.

그림은 사람과 같아서 문을 사이에 두고는 제대로 알 수가 없다. 직접 만나고 그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상대가 마음을 열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내가 마음을 열어야 한다. 그럴 때 예술은 지식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가슴으로 느끼는 그 무엇이라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14일째. 방 안 구석구석을 여행하기

▶ p201

우리가 방 여행자의 시선으로 그 많은 물건을 다시 들여다볼 때, 가게에서 처음 마주했거나 물려받거나 선물로 받은 뒤 호기심에 차서 들여다볼 때, 손에 올려놓고 뒤집어보거나 무게를 달 때 그 물건들은 다시 살아난다. 그리고 우리가 오랫동안 잊었던 이야기를 들려주고 오래전에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을 이야기해 주는 오랜 단짝 친구가 된다.

나 또한 매일 아침 아이와 함께 동네를 두 시간 정도 걷는다. 강의나 음악을 듣지 않고 주변의 소리와 아이의 반응을 보고 들으며 그냥 걷는다. 강의나 음악을 들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을 내려놓았다. 아파트 청소하시는 아주머니와의 인사를 시작으로 인도에 떨어진 낙엽을 빗자루로 쓸고 계시는 지역단체 분들, 개점 직전 준비하는 상인들, 어디론가 가는 자동차들, 운동하는 사람들. 때로는 아이와 눈 마주치며 웃어주시는 어르신들.

코로나 위기가 아니었다면 몰랐을 평범한 일상의 모습들이다.

저자가 말한 하늘 올려다보기, 자연과 나의 물건을 있는 그대로 응시하고 관찰하기는 매일의 산책에서 자주 애용할 것 같은 '나의 여행수단'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미술작품 감상하기는 전혀 불가능하다고 여겼는데,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서 하루 한 점씩 감상해보는 재미를 느껴보고자 한다.

그림이 주는 마음의 선물이 기대된다.

나와 우리의 행복을 위해 떠난 여행.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목적을 먼저 고려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무엇을 얻기를 바라는가?

나의 어떤 마음을 치유하고 싶은가?

그 수단이 되는 여행지는 이곳이어야만 하는 절대적인 이유는 있는가?

내가 살고 있는 집, 일상 속에서 나의 마음을 치유해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맞는 부분이 무엇일까?

하고 나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그리고 평범하고 반복되는 나의 일상에 대해 재발견을 하고, 나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곳(집, 이웃, 나의 동네)이 존재함에 든든한 기분까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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