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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란 무엇인가 - 천재들의 생각을 훔칠 단 하나의 방법 ㅣ 북클럽 은유 1
김용규.김유림 지음 / 천년의상상 / 2023년 2월
평점 :
중고등학교 국어 시간 이후로 은유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냥 비유법 중에 하나라는 것과 정확히 뭘 어떻게 해야 은유법을 사용하는 건지, 그게 내인생에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는지 지금까지 잘 모르는 채 살아왔다. 아마 대부분 사람이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그런데 이번에 읽은 책이 ‘은유란 무엇인가’라는 책이다. 제목을 보고 책 두께를 보니 단순히 은유에 관해 설명을 하는데 이렇게 많은 내용이??라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책 표지에는 어떤 한 남자(아리스토텔레스로 추정)가 두 손바닥을 들어 보이며, 마치 강의 시간에 학생들을 집중시키고자 하는 아메리칸 스타일의 몸짓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천재들의 생각을 훔칠 단 하나의 방법이라는 말로 이 책을 읽고 나면 천재들의 생각을 훔칠 수 있게 된다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과연 나도 훔칠 수 있을까?
그럼 도대체 은유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와는 별도로 오늘날 어문학자들은 은유를 ‘보조관념을 통해 원관념을 나타내는 표현법’으로 정의한다. ‘내 마음은 호수요’에서는 ‘마음’이 원관념이고 ‘호수’가 보조관념이다. 원관념의 본질을 보조관념을 통해 이해하는 것, 이것이 은유다.
그럼 은유가 하는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원관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서 원관념의 개념, 기분, 상태 등을 쉽게 전달할 수가 있다. 그냥 단순히 좋고 나쁘다고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은유를 통해 원관념을 이해하기 쉬운 이미지로 표현하여 설득력을 높이고 상대가 공감할 수 있도록 하여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으며, 창의(create)적인 사고도 할 수가 있다.
책을 읽다 보니 이러한 은유가 우리 삶에 어떠한 영향이라도 있을까?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는 나 같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라도 할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오히려 직장생활을 취한 처세술이나 보고서 작성법, MZ세대 이해하는 방법 등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책에서는 영화 <일 포스티노>의 주인공인 마리오를 소개한다. 마리오는 은유로 인해 아름다운 여인을 얻었고, 삶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깨달아 시인이 되었고, 참세상을 만들어가려는 꿈을 가지게 되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사람으로 탄생했다. 영화니까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라고 안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나도 책을 읽었으니 이런 일들을 기대해도 되겠다고 생각을 했지만 그러기엔 아직 은유에 대한 학습과 훈련이 부족한 것 같다.
책에서는 은유법에 대한 반복과 이해, 그리고 활용을 통해 은유를 학습할 방법을 제시한다. 그러나 이 방법을 꼭 은유를 배우는 데에만 적용하기에는 아깝다. 다른 어떤 것을 학습하는 데도 적용해 더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 것을….
이 책은 지금까지 단순하게 살아온 나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 앞서 소개한 영화 주인공까지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조금 가지게 해주었다(조금이라는 표현은 책이 부족해서라기보다 내가 부족해서이다). 그리고 항상 글을 쓰고 싶어 하는 나에게 내가 나타내고자 하는 바를 더욱 설득력 있게 표현할 방법을 알려주었고, 천재들의 생각을 모두 다 훔치지는 못해 아쉬웠지만 천재들의 생각 범위에 잠시 들어갔다 나왔으며, 그 속을 잠시나마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을 한번 읽는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탁월한 천재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이 책을 통해 은유적 사고와 표현을 익히고 훈련한다면, 적어도 여러분이 일하고 학습하는 분야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능력이 향상되리라 생각된다. 그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조만간 2, 3권이 출간 예정이라고 하니, 은유의 세계에 대한 탐험을 멈추지 말고 조금 더 나아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