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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 - 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 ㅣ 한홍구의 현대사 특강 1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나는 어려서부터 역사를 좋아했다. 수없이 외세의 침입을 받았던 시련의 역사를 겪으면서 외적들의 수급을 차례차례 베어넘기던 어느 장군의 모습이 나의 모습이었고, 강직하고 우직한 모습으로 실정을 하는 왕에게 꺾이지 않는 절개로 충언을 다했던 어느 신하의 모습, 세계에서 알아주는 발명품등이 우리나라에 대한 나의 자부심을 한껏 고취시키기도 했다.
그래서 어렸을적 꿈은 역사학자, 고고학자였으나 어렸을때부터 돈이 안된다, 고생길이라는 부모님과 주변의 회유,설득,협박에 일찌감치 세상을 알아버리고 철들어버리는 비운(?)을 겪었고 남자로 태어나서 법공부해서 판검사 정도는 해봐야지 않겠냐는 달콤한 꼬임(?)에 넘어가 법학과로 진학해버렸다.
법학과로 진학하고 법공부에 취미를 전혀 붙이지 못하고 어렵게 들어온 대학교 어떻게 하면 좀 재미있게 놀기도하면서 그리고 또 의미있게 보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을때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민중가요 노래패에 들게 되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좋았고 대학교 생활의 즐거움을 잔뜩 만끽하고 있을때 동아리 행사의 일환으로 '댓거리'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민중의 의미와 진보적인 생각들과 고민들을 하게 되었고 역사댓거리는 나름대로 '국사 100점 받아본' 새내기의 가슴을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영광의 역사는 온대간데 없고 오욕과 굴곡의 역사로 점철된 우리의 역사는 충격이었고 분노였다.
그래서 이러한 충격과 분노, 그리고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선배들의 추천을 받아 한홍구 선생님의 대한민국사를 읽어보았다. 정말 읽는 내내 욕밖에 나오지 않았다. 역사는 누구의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사건은 다르게 해석된다. 그리고 이때까지 쓰여진 역사는 주로 '승자'의 역사가 많다. 또 우리가 배우는 역사책에는 알게 모르게 역사는 '승자'가 되길 요구한다. 소수의 '승자'가 아니면 '낙오자'로, 낙오자의 역사는 이야기 되지 않는다. '승자'가 밟고 속이고 수탈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들이 역사와 사회를 이끌어 가는 힘임에도 불구하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 철저하게 수탈되어 온 민중들과 권력의 폭력으로 수없이 죽어갔던 이름없는 수많은 이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 지금의 사회에서도 수단과 방법을 고도화 시켜 눈에 보이지 않게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폭력과 수탈.
'내가 이딴 세상을 살아왔다는 거야?!!!!!!!!!!!'
나는 소수의 '승자'가 역사를 이끌어간다는 생각에 동의 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남이 있어야 내가 있고, 내가 있어야 남이 있다는 말이 있듯, 세상에 소위 말하는 잘난 사람들이 그러한 지위와 영향력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사회적으로 그러한 위치를 인정해주고 동의한 이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생각한다. 그들의 인정이 없다면 그러한 것들은 한낱 껍데기에 불과할 것이다.
권력 있는 자들이 없는 자들을 짓밟고 신자유주의의 아귀가 입을 쩍하니 벌리고 있는 벼랑끝으로 우리를 내몰고 있는 '있는 자들만을 위한 사회'. 사람보다 돈이 앞서고, 따뜻한 마음 한 조각 남에게 내어줄 여유없이 돈의 노예로 만들어 버리는 이 세상.
'특강'은 여전히 신자유주의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는 대한민국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사의 개정판이라고 봐도 좋겠다. 지난 2008년 촛불 이후 바뀐 대한민국의 정치,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금 꼭 짚어봐야 할 한국 현대사의 8가지의 쟁점을 이야기 해주고 있다.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뭔가 좀 불합리하고 이상한 것 같다, 있는 사람은 계속 잘 살고 없는 사람들은 계속 못 사는 이상한 사회에 대해 불만이 있다라는 분들은 꼭 읽어 보시길 바란다.
이 책 한권을 뚝딱하고 읽은 후에는 우리 의식을 알게 모르게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불합리한 현상들과 권력들에 대해서 어렴풋하게 눈을 틔워준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 나름의 고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읽어봐야할 책이라고 감히 권해드리고 싶다.
P.S
우울한 이야기만 죽늘어놓은 리뷰지만 아직도 세상은 살만하고
우리사는 세상은 더 좋은 세상으로 나아갈 희망이 있다는 거
믿습니다. 꼭 우리같이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오리란 믿음으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진하게 드는 일요일
오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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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서
진짜 술꾼이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술을 마셔야 한다.
이 땅에서
참된 연애를 하려거든
목숨을 걸고 연애를 해야 한다.
이 땅에서
좋은 선생이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교단에 서야 한다.
뭐든지
진짜가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목숨을 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