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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치의 부리 - 다윈의 어깨에 서서 종의 기원을 목격하다
조너선 와이너 지음, 양병찬 옮김 / 동아시아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자연선택이란 무엇일까?
수많은 변이들 중 환경에 적합한 개체들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개체들은 도태되는 과정을 말한다. 이 간단한 명제는 이 세상 거의 모든 현상들을 설명하는 강력한 논리이다. "왜 세균들은 항생제 내성이 생기는가" 부터 "스마트폰의 진화"에 이르기까지...
이 자연선택을 실제로 증명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연선택은 세대를 거듭해서 관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핀치의 부리는 갈라파고스 제도의 핀치들을 수십년간 연구하며 자연선택을 몸소 증명해온 그랜트 박사 부부의 연구사를 다룬 장엄한 작품이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놀라움을 품고 있다.
우선, 문장이 소설의 그것을 보는듯 자연스럽고 어색하지가 않고 전문용어로 범벅이 되어 있지도 않다. 다른 번역서들이 읽다가 휴식이 필요하다면, 핀치의 부리는 소설 읽듯 부드럽게 읽힌다. 그리고 그럼에도 자연선택의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거기에는 어떠한 과장이나 왜곡이 담겨져 있지 않다. 끝으로 과학적 진리를 탐구하고자 하는 이들의 열정을 불태우는 표현들이 종종 등장한다.
그래서 나는 자연과학 특히 진화를 연구하려는 학생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하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을 직접 마주할 때의 감동이 아직도 가시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