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때문에 불안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 예방부터 돌봄까지 100세 시대 치매 수업
강현숙 지음 / 유노라이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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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증세를 보이는 어머니로 인해 마음앓이를 한지도 제법 되었다. 치매로 주변을 힘들게 했던 외할머니의 말년의 모습을 기억하기에 그와 비슷한 모습을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당혹스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기도 하고 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방황도 했다. 스스로의 모습에서도 느꼈지만 우리 사회가 치매를 대하는 태도와 시선은 무척이나 차갑고 매정하다. 치매를 앓고 있어도 삶이 있는 "사람"인데 마치 끝장이 난 것처럼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이제 치매는 남의 얘기가 아니다. 환자거나 보호자거나 둘 중 하나일 확률이 높고 이쪽이든 저쪽이든 치매에 대해 익숙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은 자명한 듯 하다.


​어머니는 경도 인지장애를 지나 치매 초기에 이런 것 같다는 진단을 최근 받으셨다. 그간 어떻게해 어떻게해 하며 허둥대며 보낸 시간들이 이리도 아까울 수가 없다. 이제 부정의 시기는 지나고 어떻게 해야 진행을 늦추고 주변인들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귀를 바짝 기울이게 되는 시기에 이 책을 정말 잘 만났다고 느낀 게 무엇보다 지은이가 치매 노모를 돌보며 직접 그 (자식된) 보호자로서의 어려움을 경험한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지식도 지식니려니와 경험에서 우러나는 따뜻한 격려와 어드바이스가 마음 깊이 와 닿았다.


무엇보다 치매 진단을 받거나 혹은 의심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가슴이 벌렁거리는 일인지 경험해 본 사람은 안다. 치매든 아니든 처음일 모든 사람에게 길잡이가 있다는 건 상황을 바꿀 순 없더라도 정말 안심이 된다.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과는 달리 인지기능이 많이 떨어지고 아이처럼 말썽만 부릴지라도 화내거나 소리지르지 말고 존중해야 한다는 말이 가장 와 닿았다. 전에는 하지않던 실수, 한 적 없는 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 나 또한 화를 내거나 혼을 내거나 논리적으로 이해시키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더이상 의미 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 참 오래 걸렸지만 말이다. 환자에게는, 환자의 세상에서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응인데도 더이상 전과 같지 않음에 많이 속상하고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윽박지르거나 하는 순간들이 더러 있었음을 돌아보며 마음이 많이 아팠다. 사실은 기억 못해도 감정은 남아있다는 말이 무척 아프게 다가왔다.


따라서 한숨쉬거나 화내거나 하는 것 대신 한번 더 안아드리고 따뜻하게 눈맞춰드리고 하는 것들도 연습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맘처럼 쉽진 않겠지만 가장 힘든 건 환자 본인일 테니까.



치매로 삶이 끝난 것이 아니다. 그 이후에도 삶은 계속된다. 우리는 이제 그 이후를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잘 살아낼 것인가에 집중하면 된다. 많은 것들이 달라지겠지만 너무 비관적으로 보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며 살고 싶다.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견해를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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