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말이라도 마음 다치지 않게 - 낮은 자존감과 상처뿐인 관계에서 나를 살리는 말 공부
임경미 지음 / 미래북(MiraeBook)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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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성정이 다 다르겠지만 유난히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하며 남의 걱정근심까지 짊어지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냥 지나가다 걸리는 돌뿌리에도 왜 이게 내 앞에 있어서 나를 괴롭히는 건지 그 이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 없는 의미를 기어코 부여하는 창조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는 사람들. 살아온 환경에서 기인한 것이든 타고난 성정 탓이든 나 또한 거기서 완전히 자유롭진 않기에 책 제목을 본 순간 이거다! 싶었다. 


내 안의 소리를 듣고 참된 나를 발견하기보다는 남과의 비교를 통해 늘 대중을 삼게 된다. '남보다 못하지 않게', '적어도 남들처럼'. 남들과 비슷한 모습 뒤에 숨어서 내가 그 정도는 되는 사람이니 이상할 것 없다, 믿어도 괜찮다, 실패하지 않았다 등등.. 수많은 표현으로 이어지는 '중간은 가는'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안정감. 중간값이라는 것은 그저 수치이자 참고를 위한 기준인데 그러지 않아도 되는 많은 것들에까지 중간값을 들이대며 스스로를 괴롭히고, 나아가 다른 이들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남들보다 뛰어나도 쉬쉬해야 하고 남들보다 못할 때는 부끄러워하도록 만드는 문화사회적인 배경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유난히 보통과 중간과 평균에 대해 기를 쓰고 달려드는 느낌이다. 좀 풀어져도 될 것 같은데 말이다.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아닌 ,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처음 읽고 이해가 안되어 다시 읽어야 했을 정도로 잘하는 것을 당연시했던 것 같다. '잘'이라는 말이 만들어낼 수 있는 이중적인 면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 부분이다. 그게 사람이든 어떤 일의 완성도든 '잘'은 늘 비교대상을 물고 들어오게 되어 있다. 마냥 잴 수 없는 자신감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묘하게 누구보다? 어떻게? 등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음 질문을 자동적으로 떠오르게 만드니까. '잘'이란 단어가 빠지고 '해내다'라는 개념으로 이해를 하니 온전히 나의 성취에만, 오롯이 나와 어떠한 그 일의 관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말과 관련된 어떤 따스한 일화로 가득하거나 자기계발서 같은 실습용 테크닉으로 가득한 책이 아니다. 오히려 차분하게 상담 선생님 앞에 앉아 나를 힘들게 했던 말들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나의 태도와 성숙에 대하여 선생님께 잔잔히 조언을 듣는 쪽이랄까. 어떤 부분은 그래서 다소 딱딱하게도 느껴지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명언집을 읽는 듯한 짜릿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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