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디로 가니 - 식민지 교실에 울려퍼지던 풍금 소리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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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선생님의 죽음 직후,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촬영한 다큐멘터리를 텔레비전에서 방송하여 그것을 관심있게 본 적이 있다. 이름만 많이 들어봤지 어떤 일을 하셨는지 왜 유명한지 몰랐었는데 정말 이 시대의 지성이라는 별칭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분이었다는 것을 깨닫개 됐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나조차도 잘 모르는 최신 기술, 최신 이슈들을 빠삭하게 파악하고 계시는지.... 방탄소년단의 연습비디오 영상을 보고 (콘서트 짤이나 무대 장면이 아니라 연습 영상이다....) 자신의 학문의 영역에 접목시켜 가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이 시대 지성의 결정체구나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보통 사람은 담을 수도 없는 방대한 지식과 그것을 구구절절 풀어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짧고 간략하게, 듣는(읽는) 사람이 거부감없이 다가설 수 있도록 쉽게 표현해내는 능력. 이게 정말 탁월한 분이라는 걸 느꼈다. 그분에 쓰신 책이라니 적어도 한 권 정도는 읽고 어떤 분인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셨는지 알고 싶었다. 




책은 기본적으로 이어령 선생님이 직접 겪으신 일제 시대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정체성과 역사, 문화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느낀 이미지 그대로 선생님은 책을 쓰셨다. 방대한 지식과 내용을 간결하고 친숙하고 이해하기 쉽게! 주제도 흥미롭고 내용도 길지 않게, 짧게 짧게 끊어가는 호흡이 부담스럽지 않고 좋았다. 한국인이라서 자연스레 체득한 것들에 대해 공부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니 새롭게 다가왔다.


챕터를 꼬부랑길이라는 우리말로 표현한 게 신선했고 그에 따라 참고 글은 샛길로 표현되었다. (갑자기 왜, 언제부터 우리가 영어에 더 익숙해졌을지도 생각해 봄직 한 것 같다.) 각주 형식으로도 간단히 설명되는 게 많지만 이런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참고글로 꽤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담겨져 있다. 


이어령 선생님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더 분명히 하고 연구하실 수 있었던 것도 일제 시대 하에서 교육을 받으며 자라나셨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보지 않으면 내 환경이 어떠한지 깨닫지 못하고 다름을 겪지 않으면 같음을 이해할 수 없듯이 일본은 우리 민족을 지배하기 위해 교육했겠지만 그 목적을 온전히 이루지 못하였고 오히려 이렇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더 고민하게 만드는  일종의 역효과를 낸 것인지도 모른다.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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