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 - 사진 역사상 가장 논쟁적인 사진 이야기
다니엘 지라르댕.크리스티앙 피르케르 지음, 정진국 옮김 / 미메시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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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장에 '꽂아두기' 좋은 책

 

우연하게 구입하게 된 책이예요. 꽤 저렴한

가격에 구했던 책인데요. 우선 책이 크고,

양장본인데다가, 종이도 좋고, 코팅지로

이래저래 보기좋은(?) 책이라 망설임 없이

하나 사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대만족입니다.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

 

사진이 발명된 것도 사실 얼마되지도 않았구요

 - 아직 200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 그러다보니

사진의 예술에서의 지위나 그 독창성이나, 예술성,

저작권도 발명 초기에는 없었어요. 지금의

사진이 가지는 존재감과는 큰 차이가 있었죠.

점차 사진이 사회에서 예술로 인정되고 받아들여지고,

그만의 여러가지 독자적 지위를 가지기 까지 수많은

논란이 있었고, 또 사건이 있었고, 그리고 누군가의

노력들이 있었어요. 그런 순간순간마다 어떤 결정적

사진들이 있었습니다.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

작가
다니엘 지라르댕, 크리스티앙 피르케르
출판
미메시스
발매
2011.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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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사진' 

 

이 책은 그런 '결정적 사진' 을 모아 보여주는 책이예요.

한 페이지에는 사진이 있구요. 그 뒷장에는 그 사진에

대한 해설이 있어요.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게 왜

논란이 되었는지, 이 사진을 둘러싸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꽤 많은 수의 사진들이

소개되고 있어요. 흥미로운 건 다들 어디선가 한번쯤은

본 적있는 사진이 상당히 많다는 거예요. 그 정도 사진

이라면 굉장히 유명한 사진이라는 이야기겠죠. 하지만

그 사진이 왜, 어떻게 유명한지 몰랐던 것 같습니다. 

이제 그 유명한 사진들에 대해 공부한번 할 시간인

합니다.

 

 

사진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사진은, 이 시대와 사회와는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어디서나 사진을 접할 수

있구요, 누구나 사진을 찍고 만들수 있게 되었어요.

그 중요성은 현재도, 그리고 앞으로 매우 클 겁니다.

사진에 관심있으신 분들께는 참 추천해드리고

싶은 좋은 책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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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 - 2013 제37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이재찬 지음 / 민음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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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런 소설이 나온걸까

 

이 소설은 소설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좀

얘기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어쩌다 이리도 추악하고

잔혹한 괴물같은 소설이 만들어진 것인지, 누가 이런

소설을 만들어 낸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우리들이고, 우리 사회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일 겁니다. 저 멀리 태평양

한가운데 원주민들이 모여 하루하루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어느 섬, 혹은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부족이 머무는 저 어느 밀림 속이라면 이런 소설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요?
 

 

 

 

펀치


소설은 경제적으로는 크게 모자란 것 없는 어느 집

딸입니다. 어쨌든 돈잘버는 아빠와 뜯어고쳐 예쁜

엄마 사이의 공부도 썩 잘하지는 않고 예쁘지도

않은 그런 딸입니다. 부모님은 종교생활 열심히

하시긴 한데 믿음과 신앙울 찾기 보다는 다른데

더 관심이 많고 뭔가 조금 이상합니다.  삼촌이랑

아빠는 할아버지의 재산 때문에 씨끄럽구요.

학교도 사회도 이상한 점 천지입니다. 그리하여

이 불합리하고 부조리하며 부정한 환경에 견디다

못한 주인공은 특단의 조치를 취합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영원한 지옥으로 향합니다.

 

 

펀치

작가
이재찬
출판
민음사
발매
201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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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그냥 확그냥 막그냥

 

대한민국 사회의 지저분한 것들은 모조리 끌어놓고서

하나하나 분해하는 느낌입니다. 전세계 어딜가나

사람 사는 곳이라면 응당 있을 부정한 것들 중에서도

특히 대한민국에 유독 심한 것들이 많아요. 아주

그런 소재들로 똘똘 뭉쳐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다보면 좀 역겹습니다. 참 슬프기도 하구요.

이 사회에 최적화된 사람들을 보여주고 싶었을 수도

있지만, 속물에 가까운 그것이 결코  아름답지는

않다는 점은 확실해 보입니다. 예전에 한번 리뷰했었던

박범신 작가의 <비즈니스>와도 비슷한 느낌이긴

하지만, 이재찬의 <펀치>는 훨씬 더 적나라하고

더럽습니다. <비즈니스>의 경우 조금 더 큰 스케일에서

벌어지는 부조리와 불합리를 그렸다면 <펀치>의 경우

좀더 개인으로 파고 든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주인공의 가족들 속에서 벌어지는 짓거리에

좀더 포커스를 둔 느낌이거든요.

 

 

역겹고 더러운 소설

 

참 소설에 역겹고 더럽다는 표현 붙이기가 쉽지 않은데

아주그냥 이번 리뷰에서는 그런 단어들이 술술 나오네요.

소설이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그런 소설을 쓰게 만든

이 사회가 문제겠지요. 바람이 있다면, 이런 류의

소설이 더이상 나오지 않는 그런 세상과 시대가 얼른

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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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의 탄생 - 만화로 보는 패션 디자이너 히스토리
강민지 지음 / 루비박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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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이란

 

좋은 책이란 어떤 책일까요. 사람마다 생각이

조금씩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이런 책이 아닐까요?

감동이 있는 책, 유익한 책,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공감할 수 있는 책, 많은 이들이 읽을 수 있는 책,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책, 가벼운 책,

저렴한 책 뭐 이런 책 아닐까요? 저 역시 그렇습니다.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는 점에 특별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좋은 책도 드물거니와

만나기도 쉽지 않은게 문제겠지요.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책은, 읽으면서도 '이 책 참

괜찮다' 라고 느꼈던 책입니다. 굉장히 읽기 쉽고

편하면서도 상당히 유익했던 그런 책이었습니다.

다소 다가가기 힘들고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지만

참 궁금하기 그지없는 패션의 세계와 거장에 대해서

만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놓은

이 책, 여러분께 추천드립니다.

 

 

 

 

명품 브랜드의 기원을 찾아서

 

백화점과 쇼핑센터를 둘러보다 보면 요즘은 이른바

명품 샵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뭐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루이 비통, 샤넬, 구찌, 페레가모,

발렌시아가, 에르메스 같은 브랜드 말이죠. 그런

브랜드 샵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뭐냐면, 저런

브랜드가 왜 유명한건지, 도대체 어떤 패션 아이템들을

가지고 있는건지, 왜 패션계에서 인정받고 있는건지,

저 브랜드 이름은 어디에서 온건지, 디자이너는

누구인지, 브랜드의 역사는 어떤지 궁금해 질 수

밖에 없더라구요. 뭐 조금 책들도 뒤적여보고,

인터넷도 검색해보고 그러면 알 수는 있겠지만

그러한 공부와 검색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저도 예전에 패션에

대해 궁금해서 책이랑 자료 같은 거 좀 뒤적여

봤는데, 실망스러웠습니다. 일반인들의 교양

준 정도를 만족시켜 줄 서적이나 자료는

없더라구요. 대부분 딱딱하고 어려운 전공 서적이거나

자세한 설명은 기대하기 힘든 화보집이었습니다.

 

 

패션의 탄생

작가
강민지
출판
루비박스
발매
201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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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의 탄생

 

<패션의 탄생>은 일단 일러스트북이고 만화책입니다.

그림으로 일단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다 보니
굉장히 읽기가 쉽고 편합니다. 한 챕터에 한 사람씩

패션 거장들의 일대기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

나갑니다. 보통 브랜드가 창시자 디자이너의

이름을 따서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결국

패션 디자이너의 일생을 따라가다 보면 그대로

브랜드의 역사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아주

자세한 내용은 아니지만 교양 상식 수준에서는

충분한 정도의 지식을 제공합니다. 디자이너의

삶과 함께 패션의 역사에 대한 이해까지도 함께

얻을 수 있는 점은 최고의 사은품이지 않을까 싶네요.

 

 

작가의 고생이 느껴진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책을 쓴 작가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는 느낌을 물씬 받습니다. 후기를

보면 자료수집부터 글, 그림까지 전부 다 해낸

한데요, 그만큼 공들여 만든 책이니 구성과 내용도

아주 충실합니다. 작가의 노고에 찬사의 박수와

함께 깊은 감사를 보냅니다.

 

 

 

바로 이 책! 강력추천!

 

개인적으로 참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입고 사는 옷이인 해도 정작 패션에 대해 좀 알고

싶어도 멀고도 가까운 존재 같아 다가가기 힘든

영역인데, 우리를 읽기쉽고 재미있고 편하고 알기

쉽게 패션의 영역에 다가가게 해 준다는 점에서

정말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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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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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세상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야기는 밑도끝도 없어 시작합니다. 완전히 무너지고

황폐해진 세상을 배경으로 아빠와 아들이 생존을 위해

길 위를 떠돕니다. 이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서 이렇게까지

모든게 붕괴되어 버렸는지는 소설이 끝날때까지도

나오지 않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되었는지 그런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먹을 것을 구하는 일입니다.

 

 

 

 

 

로드 Road

 

줄거리도 그닥 이야기할 게 없습니다. 황폐해진 세상에서

생존을 위해 아빠와 아들이 길 위를 걷는다 - 이게 전부

입니다. 길을 따라 걷고,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는 여정 속에서 사람들을 만납니다. 어린 아이도

만나구요, 무기를 가진 악당도 만나죠. 앞이 보이지 않는

노인도 만납니다. 그렇게 이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 하루하루를

생존해 갑니다. 그리고 아빠와 아들은 몸편히 누워 쉴 수

있는 곳을 찾아 길을 따라 갑니다. 결국 희망의 땅을

찾느냐구요? 글쎄요.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직접

읽어보시는 걸로 하겠습니다.

 

 

로드

작가
코맥 매카시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08.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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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밈없이 적나라하게


소설을 읽다보면 뭐가 제일 놀랍냐 하면 코맥 메카시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재주일 겁니다. 만약 저보고 이런

소재로 소설 한번 써보라면 아마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풀어야 할지 너무 막막해서 결국 시작도 하지 못하고

포기할 것 같아요. 이 소설 역시 코맥 메카시 스타일의

묵시록의 한 장면 같으면서 완전히 발가벗겨진 현실과

세상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냅니다. 한 치의 감정

이입이나 감상도 없고 망설임이나 꾸밈도 없습니다. 

사실 작품에 감정을 입히고 부여하는 건 독자가 한 것이지,

작가가 그렇게 글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전형적인 코맥

메카시 작품의 특징이죠.  

 

 

희망이 보인다구요?


'320페이지의 절망, 그리고 단 한줄의 가장 아름다운 희망',
'감히 <성서>에 비견되는 소설' 이라고 책 표지에 광고문구가

적혀 있기는 하지만, 좀 우습게 보입니다. 뭐가 어떻길래

감히 성서에 비교할 수 있겠어요. 좀 오버한 것 같네요. 코맥

메카시의 다른 작품들의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아주 달라진

아니거든요. 물론 이전 작품들과 비교해 보면 문체가 좀 달라지기는

했습니다. 이런 다소 현실을 배경으로 하지 않는 소재의 작품도

처음이긴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코맥 메카시의 작품 전반에

흐르는 '인간과 삶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 라는 면에서는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는 거죠. 이 소설의 마지막을 두고 '가장

아름다운 희망' 이라고 보는 것도 사실 좀 적절치는 않아 보여요.

과연 코맥 메카시가 이 절망적인 현실에 한줄기 빛과 같은

희망을 쓴 걸까요? 어둠과 죽음과 묵시록의 셰익스피어,

코맥 메카시가 정말 그렇게 쓴 걸까요? 글쎄요. 전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결말이야 각자 읽고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저는 전혀 희망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건 그냥 또

그렇게 살아가는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었을 뿐입니다.

희망이요? 코맥 메카시 스타일에 따르면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작가는 희망이 있다 없다 말을 하지

않습니다. 해석을 부여하는 건 독자일 뿐이거든요.

 

 

무언가 달라졌다 - 코맥 메카시 2.0

 

코맥 메카시의 열렬한 광팬으로서, 그의 작품들이 뭔가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뭔가 스타일도,

문체도 조금씩 달라졌다는 걸 느낍니다. 그래서일까요? 

다음에 나올 작품이 상당히 기대됩니다. 풍문에 따르면

또다른 세 개의 작품을 집필중이라고 하던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지 정말 궁금합니다. 기다리는 동안 정말 현기증

나는  인내의 시간을 가져야겠네요. 기다리는 독자를

들었다 놨나 하는 코맥 메카시, 참 대단한 작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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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맥 매카시 지음, 임재서 옮김 / 사피엔스21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코맥 메카시를 만나보자!

 

 

예고드린 대로 드디어 코맥 메카시 작품들의 리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첫번째 작품은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예요. 지금까지

한국에 출간된 코맥 메카시의 작품이 총 일곱 권인데요,

현재 모두 다 읽은 상태이고 리뷰도 다 쓸 생각입니다.

작품 하나하나가 가진 무게가 상당해서 리뷰를 쓰는게

결코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만... 일곱 권

리뷰를 언제 다 쓰죠? ㅠㅠ

 
 
정체를 알 수 없는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를 처음 만난 것은 소설이

아니라 영화였어요. 그것도 무려 2008년에 봤으니까,

무려 6년 전 쯤 되네요. 영화가 다소 좀 난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뭐랄까요...광기 가득한 무뢰한들이 벌이는

핏빛 총격전이라고 하기에는 철학적인 메시지도 곳곳에서

보이는 영화였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 이면에 숨겨진

메세지와 거대한 메타포가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기에 충분했던 영화였었죠.

 

 

 

 

더 궁금한 건 제목

 

엇보다도 도대체 왜 이 작품의 제목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일까에 대해 꽤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물론 그 해답을 그때엔 찾을 수 없었구요. 그러다보니

이 영화의 원작을 좀 읽어봐야겠다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난 2013년 지금에야

비로소 원작을 읽어 보았습니다. 책을 읽고 난 후에도

한동안 계속된 제목의 의미에 대한 의문을 통해 저

나름대로의 답을 찾긴 했지만, 글쎄요. 그게 맞는

답인지는 전혀 확신은 없습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는 크게 보면 한 사건을
바라보는 두개의 시선의 이야기를 번갈아가면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멕시코 국경과 가까운 미서부 어딘가에서
마약거래 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을 우연히
지나게 된 모스는 시체와 트럭과 총과 마약이 널브러진
그 곳에서 돈다발이 든 가방을 줍게 됩니다. 여기서 그 돈으로
잘먹고 잘살았으면 좋았을 것을, 다시 한번 사건의 현장에
갔다가 정체가 드러나고, 갱단에게 쫓기게 되요. 특히
냉혈한 살인마 안톤 시거의 추격을 받게 됩니다. 이와
동시에 이 사건을 조사하면서 계속해서 따라가는,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보안관 벨이 있어요. 소설은 모스와 안톤
시거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보는 시선, 그리고 이 사건을
따라가는 보안관 벨의 시선 이렇게 두 시선을 통해
바라보는 이야기를 번갈아 가면서 들려줍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작가
코맥 매카시
출판
사피엔스21
발매
200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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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말아야 할 것, 해서는 안되는 것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모스가 돈가방에 손을 대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이미 이 이야기의 끝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사실을 이미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스는
하지 말아야 할 짓이란 걸 알면서도 그 사건현장에 다시
가보게 되고, 거기서부터 이 모든 불행이 시작됩니다.
아마 그도 그렇게 될 거란 걸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코매 메카시의 작품 전반에 걸쳐
있는 이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문제는 앞으로 코맥
메카시의 다른 작품들을 리뷰하면서 계속해서 얘기 나눠
보도록 할게요. 최근에 나온 '카운슬러' 도 그렇고,
'모두다 예쁜 말들' 에서도 뭔자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들에
을 대면서 끝내 비극을 야기하는 이야기들이 있어요.
 
 
 
안톤 시거, 그 이름을 기억하라

 
이 소설은 정말 역대급 희대의 살인마를 배출해 내었습니다.
그저 단순히 살인마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모자란 희한한
캐릭터를 토해 냈단 말입니다. 파괴자? 묵시록적 존재?
완전히 미쳐버린 살인광? 사이코패스? 뭐라고 해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뭐라고 해도 이 안톤 시거라는 캐릭터를 표현해
내기엔 역부족일 것 같습니다. 뭐 거의 영화 '양들의 침묵'
의 한니발 렉터 나 '다크 나이트'의 조커 만큼이나 강렬한
캐릭터라고 할 만해요. 아무런 감정과 동요없이 해야
할 일을 하고 거기에 방해되거나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없애는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그는 진정한 '자연인'일
겁니다. 그러니까, 어찌보면 그에게 살인은 '사람을 죽인다'
라는 어떤 의도를 가진 이벤트라기 보다는 그냥 숨쉬기
처럼 자연스럽고 특별하지 않은 일들이라는 거죠. 그렇다고
해서 이 인간이 미쳤다거나, 아무 생각없이 사는
존재라고 하기에는 적절치는 않아요. 그는 분명 어떤 '방향'
을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죠. 어떤 일이 필연적으로
그리 될 수 밖에 없는 방향을 따라 그는 행동하고
흘러갑니다. 다만 그 행동과 방향에 안톤 시거는 사적인
생각이나 감상을 첨가하지 않을 뿐입니다. 그야말로
'자연인' 인 거죠.
 

어느 보안관의 나즈막한 독백

 
소설은 보안관 벨의 회상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진정한 파괴의 예언자, 안톤 시거의
뒤를 쫓았던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의 옛 이야기들은
소설 전반에 걸쳐 계속됩니다. 그의 어린 시절부터
베트남전에 참가했던 청년시절, 그리고 그의 보안관
생활과 은퇴를 마주한 현실까지 조용한 독백같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그가 보는 세상에 대한 
평가와 잠언을 들려준달까요. 딱히 이야기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거나 메세지를 담고 있지는 않지만, 
얘기들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세상은 생각만큼
나긋한 곳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아주 험악한 곳도
아니다, 나이가 들어가니 세상에 대한 뭔가가 보이긴
하는데 아직 젊은이들은 그런게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나이가 들면 기력이 떨어지고 노쇠하게 되고, 젊은이들은
천방지축 세상 무서운 줄을 모른다. 그렇습니다. 뭐 특별한
이야기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닥 이상한 이야기도 아니예요.
한 개인의 인생과 세상에 대한 경험과 연륜이 담긴
즈막한 독백 이라고 말하면 가장 적절하지 않을 까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그리고 이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an'
이란 제목에 대해 좀 살펴보죠.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 '비잔티움으로의 항해' 첫 구절을 따온 것이란 사실을
알고 나서 자연스레 그 시를 읽어볼 수 밖에 없었어요.
시부터 한번 볼게요.
 

That is no country for old men. The young 저것은 노인의 나라가 아니다
In one another's arms, birds in the trees 팔짱 낀 젊은이들, 나무 위 새들
-- Those dying generations -- at their song, - 그 죽어가는 세대 - 그들의 노래에,
The salmon-falls, the mackerel-crowded seas, 연어 폭포, 고등어 우글대는 바다,
Fish, flesh, or fowl, commend all summer long 물고기, 짐승, 새들이 여름 내내
Whatever is begotten, born, and dies. 잉태되고 태어나 죽는 모든 것을 찬양한다.
Caught in that sensual music all neglect 모두가 관능의 음악에 사로잡혀
Monuments of unaging intellect. 늙지 않는 지성의 기념비엔 관심이 없다.


An aged man is but a paltry thing, 늙은이란 하찮은 것
A tattered coat upon a stick, unless막대기에 걸친 누더기일 뿐이다
Soul clap its hands and sing, and louder sing 육신의 옷이 너덜너덜 해지는 것을
For every tatter in its mortal dress, 영혼이 좋아 손뼉치고 크게 노래하지 않는다면,
Nor is there singing school but studying 혹은 영혼의 장엄한 기념비를 배우지 않는다면
Monuments of its own magnificence 노래를 배울 곳은 아무 데도 없다.
And therefore I have sailed the seas and come 그래서 나는 바다를 항해하여
To the holy city of Byzantium. 거룩한 도시 비잔티움으로 왔다.


O sages standing in God's holy fire 오 벽의 황금 모자이크 그림 속에 있는 듯
As in the gold mosaic of a wall, 신의 거룩한 불 속에 서 있는 성현들이시여,
Come from the holy fire, perne in a gyre, 그 성화에서 원을 그리며 내려오셔서
And be the singing-masters of my soul.내 영혼의 노래 스승이 되어 주시라.
Consume my heart away; sick with desire 내 심장을 다 태워버려 주시라, 욕정에 병들고
And fastened to a dying animal 죽어갈 동물성에 사로잡혀
It knows not what it is; and gather me 제 자신을 알지 못하는 그 심장을 -그리고 나를 거두어 주시라
Into the artifice of eternity. 영원히 죽지 않은 예술품 안으로.


Once out of nature I shall never take 자연을 벗어나기만 하면 나는 다시는
My bodily form from any natural thing, 어떤 자연물에서도 내 육신을 취하지 않으련다.
But such a form as Grecian goldsmiths make 대신 그리스의 금 세공인들이 망치질한 금과
Of hammered gold and gold enamelling 황금 유약을 발라 만든 형체를 취하여
To keep a drowsy Emperor awake; 졸고 있는 황제를 깨우리라.
Or set upon a golden bough to sing 아니면 황금 가지 위에 앉아
To lords and ladies of Byzantium 비잔티움의 귀족과 부인들에게 노래해주리라
Of what is past, or passing, or to come. 지나간 것과 지나가는 것들, 그리고 다가올 것에 대해.

 

 

 

노인이 되어 간다는 것은

 

 

제가 이야기하고픈 것은 시에 대한 현란한 해석은 아닙니다.
다만, 시를 읽고서 지성과 진리와 자연의 것들을 존중하고
중요시하지 않는 젊은이들의 나라를 벗어나, 노인은 거룩한
도시 비잔티움으로 향한다 라는 정도만 캐치해 내면 될 것
같아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진 말자구요. 그리고 벨을 다시
한번 떠올려 봅니다. 청년과 중년의 시간을 지나 이제 슬슬
노인의 길로 접어드는 즈음에서, 그가 보고 듣고 경험한
세상과 삶에 대한 소회와 감상이 바로 이 소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함축된
단 하나의 문장, 그것이 바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는
아닐까요.

 
좀 어렵나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진 말았으면 합니다. 어디서도 듣도
보도못한 살인과 폭력장면, 그리고 책 여기저기에서
보이는 철학적인 대사와 독백들을 보면서 우리는 과연
이 모든 것들이 어떤 의미와 메세지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굉장히 궁금하고 고심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러한
폭력과 철학적인 문구들은 코맥 메카시의 모든 작품에서
보이는 특징이기도 한데요, 이 중 어떤 것들은 주제 의식이나
작가가 던지는 메세지와도 직결되는 것도 있긴 하지만,
반드시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고 그 중 많은 것들은 주제와는
별로 관련없는 것들도 있습니다. 혹시 작품의 이러한
부분들이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닐까 너무 깊이 고민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혹은, 아는만큼
보인다고, 저의 책읽는 깊이의 부족이 드러나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코맥 메카시 작품들을 계속해서
리뷰해 나가면서 좀더 이야기를 나누도록 할게요. 

 
 
배보다 사공이 더 많다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 보면 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라는 작품에 대한 해석이 굉장히 많습니다. 정말 엄청나게
다양합니다. 그만큼 해석과 상상의 여지를 많이 남긴
작품이라고 해야겠죠. 처음 시작할 때 이 작품은 거대한
메타포처럼 보인다고 말씀드렸듯, 상당히 추상적이면서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가를 궁금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각자의 해석의 영역은 여러분들의 지적 유희를
위해 남겨둡니다. 이 작품에 대한 해석을 찾아보는 것도
상당한 즐거움이 될 것입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감독
에단 코엔, 조엘 코엔
출연
토미 리 존스, 하비에르 바르뎀, 조슈 브롤린
개봉
2007 미국

리뷰보기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영화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네요. 이정도 깊이있는
작품을 영화화한다면 영화가 소설을 따라오지 못하는게
대부분입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도 상당히 좋습니다.
빠지거나 왜곡된 부분 없이 원작에 충실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원작에 비해 영화가 빈약하다거나 엉망이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영화라는 포맷이 영상을
이용한 매체다 보니 살인이나 폭력장면의 묘사에 다소
집중되어 있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일단 피튀기는 액션 장면에 먼저 반응할 수
밖에 없기도 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그저
단순한 미치광이 살인마의 액션 스릴러 정도로만 보이지는
않는 것은 곳곳에 들어 있는 철학적인 대사와 등장인물들의
행동들 때문일 겁니다. 분영 이 영화는 뭔가 더 전달하고자
는 메세지가 있을 것이고, 그 메세지를 파헤쳐 보고 싶다는
욕구를 물씬 일으키게 한다고나 할까요. 저 역시 원작을
읽어 보게 된 이유가 바로 이것이겠죠.
 
 
그리고 나머지
 
 
재미삼아 얘기드리는 건데, 코맥 메카시의 작품 전체를
보면 말에 관한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옵니다. 물론
미 서부와 남부의 생활에서 말의 존재를 떨어뜨려 놓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기도 하니까 그렇겠지만요,
그래도 코맥 메카시는 승마와 말 덕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듭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에서는 말은 안나오지만 자동차가 많이 나와요. 그것도
아주 자세한 묘사와 함께 연식과 세부 모델명과 제원까지
상세하게요. 말만큼이나 자동차도 좋아하봐요.
  
 
다음번에는 코맥 메카시의 작품 <카운슬러>가 리뷰해
볼게요. 이 작품도 얼마전에 영화로 개봉했었죠?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그만큼 기대하셔도 좋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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