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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잡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
출간된지 얼마 되지 않은 따끈한 신작이네요. 이번
감상은 더글러스 케네디의 [더 잡] 입니다. 이걸로
'빅 픽쳐' 에 이어 두번째로 만나는 더글러스 케네디
의 작품이네요.
빅 픽쳐 감상은 여기로! : http://blog.naver.com/opusdog/130172674424
더 잡
- 작가
- 더글라스 케네디
- 출판
- 밝은세상
- 발매
- 2013.08.06
리뷰보기
더 잡 The Job
바로 줄거리 소개부터 들어갈게요. 어느 잡지사의
광고지국장으로 일하던 주인공은 회사가 다른
업체에 인수되면서 잡지가 폐간되면서 실직하게
됩니다. 게다가 아내와의 관계도 나빠지는 바람에
이혼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주인공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사모펀드 회사에서 일해보지 않겠느냐는 고등학교
동기의 제안을 받는데...
도시의 삶, 느낌 아니까
작가의 다른 작품 '빅 픽쳐'에서는 로펌에서
일하는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더니
이번에는 잡지사에서 일하는 샐러맨이네요.
더글러스 케네디의 작품은 미국적이면서도
참 자본주의적(?)입니다. 그러면서도
도회적이고 또 그만큼 현대적이죠.
작가는 모던한 감성의 도시생활과
세련된 대화 그리고 인간관계를 톡톡튀는
형광펜같은 센스로 이야기를 늘어놓는
동시에, 전쟁터같은 자본주의 사회 속의
경쟁속에서 살아 남아 일중독자가 되어
도심을 활보하고, 월세를 내고 건강
보험을 들고 부인이나 연인과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를 위해
일을 유지하고 돈을 버는 인물을
그려내는 데에도 망설임이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작가는 이 도시의 삶이 가진
문제와 약점을 콕 집어낼 줄 압니다. 선택과
포기 속에서 잃어버린 자기과 꿈, 샐러리맨의
삶에서 오는 애환, 끝없는 경쟁으로 인한
갈등과 피로, 악착같이 지켜야만 겨우
유지되는 이 도시의 삶 속에서 힘들어하며
고통받는 인물들로부터 놀랍도록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는 건 더글러스
케네디의 특기이자 강점입니다.
목이 길어 슬픈 '을'이여
이번 작품 [더 잡]에서 우리를 사로집는
첫번째 매력 포인트는 바로 이 도시의 직장인,
샐러리맨으로서의 삶에 대한 묘사에 있습니다.
해고당하지 않기 위해서 미친듯 일해야 하고
결과를 내야 하고, 경쟁에서 승리해야 합니다.
때론 살아남기 위해서 동료를 배신하기도 하고
타인을 밟고 올라서는 과정 속에서 비정함을
맛보기도 하고, 믿을 사람 하나 없이 온통
적으로 둘러싸인 세상 속에서 처절한 고독을
느끼기도 하죠. 모든 것이 돈에 의해 움직이는
자본주의 사회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삶은 돈이 없으면 한없이 철저하게 불행
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불행해지고
싶지 않아서, 자기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상관의 가벼운 농담도 명령처럼 받들어야 하고
아니꼬운 갑 앞에서 한없이 비굴한 을이
되어야만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책을 읽을 많은 이들의 절대적인 공감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한 가능성과 함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매력적인
스토리들을 보면서 이번 작품 역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거라 예상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거지같은
현실이 떠오르면서 참 씁쓸하기 그지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에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항공기 승무원에 폭행사건, 남양유업의
밀어내기, 업체 사장의 호텔 도어맨 폭행
등 '갑'의 부당한 횡포와 일방적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을'을 보여주는 일련의 사건들
이 자연스럽게 머리속에서 떠오르게 되는거죠.
어느 세일즈맨의 작은 소망은
그리고 이야기는, 절박한 처지의 '을'에게
그의 삶과 목숨까지 내놓으라고 요구합니다
더이상 참을 수 없잖아요. 그렇게 이야기는
이 못된 '갑'을 향한 '을'의 한판 뒤집기를
시도합니다. 여전히 착하고 선량한 '을'이
바라는 것은 복수나 이들을 챙기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어지러진 것들을 제자리로
돌려놓길 바랄 뿐이죠. 모든걸 다 부숴버리는
그런 철저한 복수는 아니지만 우리에게
카타르시스 를 주기에는 모자람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밑바닥까지 떨어졌던 주인공의
인생이 다시 회복되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함께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됩니다.
한국 시사 좀 보셨나봐요
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묘하게도 이 책
속의 소재는 요즈음 한국의 사회적 이슈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왜곡된
갑을관계부터 기업들의 검은 돈 세탁을 위한
페이퍼 컴패니까지 마치 한국 시사잡지라도
보고쓴 듯한 느낌이네요. 그만큼 오늘을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이 소설이 더 친숙하게
다가올 것 같네요. 원래 더글라스 케네디의 글은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가 친근하게 느낄만한
요소가 많아요. 그래서 읽기 쉽고, 이해하기도
쉬운 편이죠. [더 잡]에 이어 다음으로 읽어 볼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감상은 '템테이션'
입니다. 다음 책 감상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