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넬레 노이하우스와의 첫 만남 

 

엄청난 흥행과 함께 인기를 모았던 화제의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을 읽었습니다.

 타우누스 시리즈로 이름 붙여진 이 작품군

들은 벌써 6권이나 나왔네요. 그 중 [백설

공주에게 죽음을] 은 제가 첫번째로 만난

작품이었습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
출판
북로드
발매
201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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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황증거를 통해 

두 소녀의 살해 혐의로 10년을 교도소에서

복역한 주인공이 형기를 마치고 고향집으로

돌아옵니다. 이미 쑥대밭이 되어버린 집과

차가운 시선과 함께 냉담한 태도로 자신을

대하는 동네사람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죠.
가장 큰 문제는, 이 주인공이 두 소녀를

살해한 기억이 없다는 점일 겁니다. 어둡고

음습하면서도 뭔가 불안한 마을 분위기와

함께 10년 전의 소녀 살해사건의 진실이

밝혀집니다.

 

 

 

일단 양이 많다!

 

일단 미스터리 소설 치고는 양이 좀 많습니다.

물론 최근에 나오느 미야베 미유키의 '솔로몬의

위증' 은 무려 무지하게 두꺼운 책 세권으로

만들어져 있기도 하지만 어쨌든, 미스터리

소설 치고는 양이 많아요. 문제는 양만 많은게

아니라 그 속의 내용과 스토리도 굉장히 많다

는 겁니다. 보통 미스터리 소설의 두권에서

두 권 반 분량 정도 된다고 느껴집니다. 실제로

스토리 자체도 두가지 이야기로 나눠봐도 될

만큼 그렇게 구성되어 있지요. 뭔가 읽고

읽어도 이놈의 책이 끝날 기미가 없고, 계속해서

사건이 생기고 진실이 밝혀집니다. 얼른 좀

끝내고 다른 책을 읽고 싶은데 책장이 빨리

넘어가질 않아서 엉엉 울면서 봤습니다. ㅋㅋ

 

 

 

 

철두철미한 스토리

 

은근 많은 수의 등장인물이 나옵니다. 그냥

곁다리로 보고 넘어가도 될만한 인물들이

아니라 나름 중요한 인물들이 많다보니

좀 복잡한 감도 없잖은 게 사실입니다. 물론

서너개 쯤의 사건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보니

당연히 그럴수 밖에 없기도 해요. 그러면서도

놀라운 것은, 이 복잡한 이야기 속에서도

결코 놓치지 않는 디테일과 논리적인 구성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디테일은

사실적인 서술과 섬세한 묘사같은 것들이기 

보다는 사건과 이야기의 세심한 부분까지

깔끔하게 그려내고, 얼렁뚱땅 넘어가는

부분 없이 독자들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확실하게 알려준다는 점일 겁니다. 물론,

미스터리 소설이 풀리지 않는 의문을

남긴다는 것은 독자에게 꽤 큰 실례이므로

그런 누를 범하는 작품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사건의 판이 커지다 보면

빠지거나 놓치는 부분도 생기기 마련인데

엉타래처럼 얽히고 설킨 이야기를 꼬인

부분 없이 잘 풀어낸 모습이 참 놀랍습니다.

 

 

 

 

우연은 없다

 

이렇게 복잡한 사건인데다가 많은 사람들이

얽혀 있다보니 사건 자체가 좀 지저분합니다.

사건을 숨기려 하고, 또 숨기려하는 자를

숨기는 구조가 중첩되면서 이건 뭐 도대체

어디서부터 사건을 풀어나가야 하는건가

싶기도 하지만 작가는 사건을 억지로 풀기

위해 무리수를 두지는 않습니다. 사건에

접근해 보고 못 풀면 귀찮지만 또한번

접근해 보더라도, 그 어느 무협지처럼

절벽에서 떨어진 주인공이 숨어사는 고수를

만나 비기와 내공을 전수받는 그런 식의

우연한 사거해결에 기대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만큼 무엇보다도 이야기들이

참 논리적이란 거죠. 사건의 단서들이

쇼킹하게 갑작스레 나타나거나 그러지

않습니다. 차츰차츰, 증거와 해결의 

실마리를 모아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과정을 지긋하게 고수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중반을 조금 넘어서면 독자들은

이미 사건의 대략적인 모습을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기가막힌 반전같은

걸로 독자를 놀래키려고 하진 않아요.

 

 

 

치정극의 백설공주

 

물론, 뭐 마지막 부분의 내가 니 애비다

식의 막장 드라마같은 반전이 있긴 하지만

솔직히 사건이 거의 마무리된 상태이기도

하고, 그 부분이 없어도 이미 스토리는

그럭저럭 완성된 상태니까요. 하지만

시종일관 작가가 건드리는 문제, 책 전체

관통하는 문제의 근원, 원초적 죄악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때 마지막 사건

역시 어디서 갑자기 툭 튀어나온 건

아니겠지요. 강력범죄의 원인 중 꽤 높은

비율이 치정범죄라는 걸 다시 한번

상기해봐도 좋을겁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나의 친구와, 연인과, 가족과,

남편을 유혹하는 '백설공주'는 우리

모두의 제거 대상 1호일 겁니다. 

 

 

 

머리는 아픈데 재미있는 책

 

꽤 재미있는 소설이었으나 아직 남아있는

나머지 다섯 권의 타우누스 시리즈도 이런

식이면 읽기가 좀 무섭습니다. 분량도 문제

이거나와 복잡한 스토리 때문에 읽고나면

머리가 지끈거린단 말입니다. 확실한건

왜 이렇게 넬레 노이하우스가 인기있는지

작품 하나만 읽어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남은 다섯 작품은 좀 천천히

읽어보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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