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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 1 - 엘파바와 글린다, 개정판 ㅣ 위키드 1
그레고리 머과이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 드디어 며칠 전에 위키드 전권을 다 읽었습니다.
마지막 권인 6권이 발매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요.
드디어 이 길고 길었던 이야기의 끝을 읽을 수 있어서
진심으로 기뻤습니다. 이번 리뷰는 바로 이 <위키드>
입니다.
- 아마 위키드를 뮤지컬로 먼저 만난 사람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뮤지컬을 먼저 보고나서 원작 한번
읽어보자 싶어서 책을 사 봤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뮤지컬의 내용은 위키드 전체 내용의 새발의 피 정도에
불과합니다.
- 뮤지컬로도 굉장히 유명해진 위키드. 그 뮤지컬의 스토리는
바로 이 소설 <위키드> 를 기반으로 합니다. 뮤지컬의 내용은
1권의 내용을 커버합니다. 물론 완전히 커버하는 건 아니구요,
대충 커버하는 정도 입니다. 우리가 오즈의 마법사로 알고 있는
동화를 기반으로, 소설은 도로시와 그 친구들이 중심이 아닌
서쪽의 마녀와 착한 마녀, 그리고 오즈의 마법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 갑니다. 좀더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오즈' 라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이 소설의
주제 입니다. 서쪽의 마녀가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오즈의
마법사가 어디서 왔고 어떻게 마법사가 되었는지, 또 도로시는
어떻게 이 오즈라는 세계에 왔는지, 어떤 일들을 했고, 오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 아주 크고 길고 장대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 한글 번역판으로는 총 6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소설은 일단 그
분량이 장난이 아닙니다. 1권과 2권은 그런대로 양이 읽을만한데
3권을 넘어서면서 책이 거의 500~600페이지 분량이 됩니다. 이걸
1권부터 6권까지 다 합치면 정말 어마어마한 분량의 소설이예요
우리가 알고 있는 대작에 가까운 SF 판타지 역사 소설 정도라고
할까요 - 장르가 딱 맞지는 않습니다 - 예를 들면 반지의 제왕
이나 왕좌의 게임, 은하영웅전설 뭐 이정도...?
- 이야기는 서쪽의 마녀, 엘파바의 유년기를 시작으로 전개됩니다.
시간이 흐르고, 엘파바에 이어 그의 아들, 그의 손녀, 겁쟁이 사자,
그리고 숨겨진 오즈의 왕에 이르기까지 이 오즈라는 세계에 대해
장대한 이야기를 그립니다. 각각의 중심 캐릭터가 살아가는
인생과 역경, 그리고 그와 함께 미묘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오즈의
역사가 소설 속에서 펼쳐집니다. 한 사건 한 사건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고, 또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중요하지 않은게 없어요. 모두가
의미를 가지고, 오즈라는 세상을 만들어 가게 됩니다.
- 흔히들 말하는 판타지나 무협과 같은 장르소설처럼 오즈란
세계는 마법이 난무하는 그런 세상은 아닙니다. 그냥 배워서
할 수 있는 그런 마법이 아니예요. 운명에 의해 비밀스럽게
선택받아 알 수 없는 능력이 있는 자가, 마법이란걸 배웠을
때야 겨우 사용할 수 있는 것이고, 그 마법이란 것도 자신이
의도한 대로 쉽고 간단하게 바로 눈앞에서 나타나는게 아닙니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지 완전히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마법을 부리지만, 그 마법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해 고민하는 경우도 많아요. 환상과 공상의 세계라기
보다는 오즈란 곳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과 아주 닮아 있어요.
영웅이나 특수한 존재가 있는게 아닙니다. 갈등과 시련 끝에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 자가 세상을 조금 바꾸어 놓아요. 마법은,
그 어느 절체 절명인 순간에, 그 모습을 완전이 숨긴 채 우연인양
사건에 개입하는 대부분의 이들이 그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그런 것이며, 마법을 쓰는 이조차 그 마법의 모든 면을 알지
못하는 것일 뿐이예요.
- 작가는 이 오즈라는 세상을 만들어 냈고, 역사와 시간을
기술하면서 한편의 커다란 서사시를 만들어 냈어요. 작가는
반지의 제왕의 톨킨처럼 완전히 새로운 세상 하나를 완전히
창조해 내었는데, 소설을 읽어보면 진정 굉장한 작업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되요. 물론 그런 세상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과 아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행복과
웃음이 있기도 하구요, 눈물과 고난이 존재하며, 권모술수와
음모가 있기도 해요.
- 대단한 작품입니다. 시간이 지난 후에 이 <위키드>란 작품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정말 궁금해 집니다. 지금이야 현대소설이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클래식, 명작으로 사람들에게 환영받게 되진 않을까
조심스럽게 한번 생각해 보게 되네요.
- 후딱후딱 이야기가 진행되고 간단히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는 작품은 아니어서 한번 읽어보라고 하기엔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여유있게, 카우치같은 쿠션있는 좌석이 달린 고배기량 세단에
크루즈 주행을 걸어놓고 대륙을 횡단하는 느긋함과 지긋한 느낌으로
읽어나갈 책이라고 봐요. 물론 스토리 속에 한번 빠지면 그 재미는
제가 보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