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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에 길을 묻다
김기중 지음, 류영수 사진 / 새로운사람들 / 2004년 9월
평점 :
나이 서른에
갓 낳은 아들을 업고
남편 손에 붙들려 억지로 끌려나간 영화판에서 천직을 찾았다는 배우,
참 재미있는 출발이다.
그렇게 한 편 두 편 영화에 출연하게 되면서
그녀는 자신의 속에서 잠자고 있던 끼를 깨웠고,
본격적으로 영화인으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했던가.
그렇게 시작한 영화는 지금까지 무려 200편이 넘는다.
<뒷모습에 길을 묻다> 본문 중에서 -
우연히 손에 잡은 책이었다.
아니, 평범하지만 다양한 삶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의 꾸밈없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하니,
호기심이 동했는지도 모른다.
슬쩍 차례를 보니,
그런대로 맘에 끌려 책장을 넘겼는데,
보석같은 삶의 이갸기가 담겨 있었다.
입소문이 많이 나지 않았지만,
화려하게 치장하지 않았지만,
자기 삶에 애정을 갖고,
아름답게 가꿔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라도 가슴 속이 훈훈해 지는 까닭이다.
여러 편의 이야기 중 내 가슴에 오래오래 남은 것은
전숙이라는 일흔일곱의 곱디 고운 영화배우의 이야기였다.
나의 삶도
이제는 살아 온 시간보다
살아 갈 시간이 적을 지 모른다는 생각과
앞으로 나이 먹어가는 내 모습을
돌아보았을 때
이렇게 고울 수 있을까라는 부러움 때문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뒷모습을
보여 줄 때에
당당할 수 있고,
아름다울 수 있고,
곱게 나이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