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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스카프 - 최종철 에로틱 미스테리 작품집
최종철 지음 / 가나북스 / 2015년 8월
평점 :
에로틱 미스터리 <핑크 스카프>
참 색다른 느낌의 소설이다. 한편 한편 마다 작가의 걸죽한 입담과 함께 우연을 가장하는 필연의 반전이 감칠맛 난다. 요즘 소설이나 드라마를 보면 재벌이나 의사, 변호사 등의 특정 유한 계급층을 주인공으로 하는 대리만족적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단편 모음집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서민들이다. 첫번째 수록 작품 <두 남자>를 보아도, 주말이면 가까운 산행에서 무수히 만날수 있는 우리 자신 혹은 평범한 서민들이다. 그런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무슨 흥미로운 이야기거리가 있을까? 그건 잘못된 선입견이었다. 주변의 평범한 인물들이 엮어내는 불륜과 살인의 드라마는 작가의 능수능란한 이야기 솜씨 속에 남의 일 같잖은 친숙함으로 녹아들어 결국은 뒤통수를 강하게 얻어맞는 반전으로 돌아 온다.
에로틱 미스터리라는 말 처럼, 질퍽한 애정사가 펼쳐지기도 하지만, 결코 말초적이지 않다. 우연의 반복처럼 허술하게 보여지는 플롯도 결국은 필연적인 결말이라는 사실을 <우연+우연=필연>이라는 작가의 공식 앞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재미있다.
소설에서 그보다 더 큰 미덕이 어디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