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곳에 가면 새가 있다
김해창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그곳에 가면 새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 힘든 세상이다. 새가 있는 곳에 또 사람의 때가 묻지 않은 자연이 있다는 것을 말하기는 더욱 어려운 세상이다. 알려지면 사람들의 발걸음에 모든 것은 죽는다. 우리가 참으로 알아야하고 알려야할 것과 지키고 보호해야할 것의 사회학적 함수가 우리 시대에는 반비례한다. 그래서 알려지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데 찾는 사람들로 하여금 당분간의 오염과 파괴를 각오해야한다. 그곳에 가면 새가 있다고 알려주기 어려운 이유가 그곳에 가는 사람들이 결국에는 새를 쫓아버리는 준비되지 못한 방문객이 될 가능성이 크기때문이다.
그럼에도 그곳에 가면 새가 있다고 김해창기자는 참으로 친절한 발걸음으로 우리들의 새로운 길에 눈뜨게 한다. 발전과 개발에 밀려 곳곳마다 이땅의 모퉁이마다 짜투리처럼 남아있는 습지를 찾고있는 새들의 모습을 정말 황홀하게 소개하고 있다. 서울 한강에서 제주도 성산포까지 직접 발로 걷고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확인하여 또 다른 방식으로 자연을 찾아가는 방법을 공개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일반인의 전문탐조 경험을 정리한 책이 드물다. 도감정도가 우리가 찾을 수 있는 참고서적이다. 그러한 면에서 일반인들이 지니고 또 다르게 국토의 곳곳을 찾아누비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경험들이 사회적으로 축적되어 사람과 자연의 관계의 질을 바꾸고 사람사는 사회의 올바른 비젼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생각할 수 있는 게기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단순히 구경꺼리의 목마름으로 찾아가는 습지와 새가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서 그래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기 위하여 이 한권의 책은 정말 소중한 경험으로 우리 모두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 세상은 아직 넓고 밝다. 새들만큼의 높이에서 바라보는 세상이라면 말이다. 이 한권의 책을 따라 습지만큼 겸허해지고 새들만큼 고상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