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 - 식민지 조선의 삶과 근대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20세기 한국사 10
이준식 지음, 역사문제연구소 기획 / 역사비평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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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처음 발간되기 시작했던 역사비평사 ‘20세기 한국사시리즈가 식민지기에 관한 최근 두 권의 책으로 7년여에 걸친 총 10권의 매듭을 지었다. 한양대 사학과 박찬승 교수가 쓴 한국독립운동사와 연세대 이준식 교수가 쓴 이 책 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가 그것이다. 시리즈 전체 10권은 각각 근대사 세 권(대한제국, 독립운동사, 사회문화사)과 현대사 세 권(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북한 현대사 두 권, 주제사 두 권(경제사, 한일관계사)으로 채워졌다. 적어놓고 보니 ‘20세기 한국사란 기획에 걸맞게 주제별·시대별 구성이 매우 적절하다.


시리즈의 매듭을 지었다고 해서 일까, 한국 근현대사에 애정과 애착을 갖고 있는 독자로서 괜스레 기분이 이상하다. 나는 10여 년 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교과과정에 국사와 별개로 근현대사가 선택과목으로 막 도입되던 즈음이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근대사, 특히 현대사를 제대로 배웠던 기억은 별로 없다. 수능 출제 여부로 가르치고 배울 중요성을 가늠하던 입시현장에서 근현대사는 결국 국사의 일부, 꼬리에 불과할 뿐이었다.


근현대사를 제대로 공부하기 어려운 환경인 것은 대학/사회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특별한 관심을 갖고 관련 강의를 찾아듣는 경우가 아니라면 근현대사에 대한 관심을 충족시킨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근현대사에 대한 학계의 연구 성과를 사회적·대중적으로 공유/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았던 게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근현대사가 교육 차원을 넘어 점차 정치적/사회적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는 요즈음의 현실에 더 절실하고 긴요한, 고민을 필요로 하는 문제이다.


이런 안타까운/아쉬운/절박한 상황에서 ‘20세기 한국사시리즈는 학계의 현 연구수준과 시각, 고민을 대중의 눈높이로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일례로 이승만은 1948년 정부 수립 후 초대 대통령으로서 1960년까지 12년 간 장기 집권했고 그런 만큼 좋든 싫든 한국현대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막상 이승만/이승만정권에 대한 좋은 참고서/개설서를 찾고자 하면 이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바로 떠오르지 않는 게 사실이다. 바꿔 말하면 ‘20세기 한국사시리즈는 근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주제들에 대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종의 교과서 역할을 해왔고, 이제 10권을 마무리함으로써 개략적이나마 말 그대로 ‘20세기 한국사를 포괄하는 기획을 자부할 수 있게 되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괜히 기분이 이상한, 그리고 시리즈 머리말마다 적혀 있어 이제는 친숙해진 기획의 후원자 김남흥 선생께 감사한 마음이 드는 이유이다.


마지막 권은 식민지기 사회문화사를 다루고 있다. 총리 후보자였던 모 씨가 과거의 식민지배 미화 발언으로 낙마했던 일이 상징하듯 소위 말하는 식민지근대화론은 더 이상 일본 우익 내지 한국 일부 인사들의 소수의견에 그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일제강점기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란 문제의식에서 사회/문화를 통해 식민지근대의 실체를 들여다보려 했다. 한국인들이 겪은 근대가 식민지라는 조건에서 어떻게 비틀린 근대였으며, 그것이 이후 한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책에 담긴 저자의 문제제기와 논지는 식민지근대화론에 대한 학계의 한 답변이자 최근의 역사논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나름대로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각과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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