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도시 타코야키 - 김청귤 연작소설집
김청귤 지음 / 래빗홀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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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시기별 소설을 살펴보면 흐름이 보인다. 그것은 여성 인권이기도, 소외된 자들의 아픔이기도, 점점 퇴색해 가는 ()’에 대한 그리움이기도 하다. 2020년대에 들어서는 기후 소설(Cli-fi)이 주목받고 있는데, 인플루엔셜에서 문학 브랜드 래빗홀을 런칭하며 해저도시 타코야키를 첫 책으로 선정한 것은 아직까지도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증거일 것이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일러스트와 독특한 제목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이 책은 기후 변화로 빙하가 모두 녹아 바다로 뒤덮인 지구에서 사는 인류 이야기로, 6편의 소설이 담겨 있다. 돔 안의 해저도시, 그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우리가 발딛고 살아가는 현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미 한번 망해버린 세상에서도 인간은 명백한 고하를 나누고 지배계층은 피지배계층을 핍박하며 살아간다.

 

한없이 이기적이고 악랄한 인간의 모습에 분노가 끓어오르는 장면도 있었지만, 동시에 한 편에서 깊은 애정과 사랑 또한 피어나고 있었기에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언젠가부터 이 세상에는 비난과 혐오가 만연해졌지만, 우리가 버티고 서 있는 곳은 서로를 향한 따뜻한 연대임을, 결국 서로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은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사랑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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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
이윤하 지음, 조호근 옮김 / 허블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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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국계 미국인 SF작가인 이윤하의 소설이다. 원제는 Phoenix Extravagant. 한국계 미국인 작가가 일제강점기를 모티프로 쓴 소설은 파친코, 작은 땅의 야수들에 이어 세 번째인데, 이 책은 역사소설보다는 판타지소설에 가깝다. 요새 일제강점기를 소재로 한 책이 많아 식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 책은 판타지가 짙게 묻어나와 신선했다.

 

이 소설이 일제강점기를 모티프로 했다는 것은 배경지식으로 알고 있지 않아도 누구나 눈치챌 수 있을 만큼 글 속에서 공공연하게 드러나 있다. 화국(조선)의 국기는 붉은색과 푸른색의 태극문양이고, 서구 문물을 수용하여 빠른 발전을 이룩한 라잔에 비해 화국은 쇄국정책을 펼쳐 발전이 더뎠다는 점 등.

 

유서 깊은 예술품을 파괴시켜 마법 안료를 만들고 그 안료로 그림을 그려 마법을 부린다는 설정은 수많은 SF소설을 읽으면서 한 번도 목격하지도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방식이라 놀라웠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얽히고설킨 서사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익숙지 않고 관계가 복잡해서 지도나 인물관계도가 제시되어 있으면 이해하기 편할 것 같다.

 

“‘과거라는 베틀에 판타지‘SF’라는 씨실과 날실을 엮어 직조한 세계”, “익숙한 폭력과 차별의 틈에서 부지런히 날갯짓하는 건 바로 사랑”, “낙원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날기를 멈추지 않는다는 조예은 소설가의 평이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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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영원의 시계방 초월 2
김희선 지음 / 허블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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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하는 세계의 사랑을 이은 초월 시리즈 2!

약사와 작가를 병행하는 김희선 작가의 소설집으로,

비슷하면서도 고유한 매력을 가진 8편이 실려 있다.

 

빛과 영원의 시계방은 한 소설의 제목이 아니라

각 이야기를 관통하는 소재인데 정말 잘 어울린다.

작가님을 시계공으로 비유한 문구 또한 인상깊었다.

 

모든 글이 다 좋았지만, 원픽은 역시 공간 서점!

끝없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미스터리 소재인데다가

약간의 환상과 감동까지 더하니 그냥 레전드 등극.

 

기막힌 상상력에 소름 끼친 호러 이야기도 있고,

특정한 사건을 풍자하는 글에서는 마음이 아팠다.

평소 SF소설을 즐겨 읽으신다면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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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자이언트 픽
이유리 외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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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자이언트북스 앤솔로지이유리김서해김초엽설재인천선란 다섯 작가님과 만났다최애 작가님 두 분과 궁금했던 작가님들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라인업이다제목도 사랑스러운데 표지가 너무 예뻐서 유독 눈길이 갔던 책이다이토록 순진한 레몬빛에 강렬한 핫핑크 하트 조합이라니정말 소장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디자인이다하트 주변의 뭉게구름을 보니 아마 표제작이 된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속 기체화된 사랑을 모티프로 한 것 같다.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 내 안의 사랑을 다 너에게 줄게!’하는 러브스토리인가 했는데, 정확하게! 빗나갔다. 미디어에서는 돈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이 종종 등장한다. “사랑이 밥 먹여주니?!” 그렇다. 여기선 밥 먹여준다. 이 세상에서 사랑은 사고 팔 수 있는 물질이다. 돈이 필요한 사람 그리고 돈으로라도 사랑을 사야 하는 사람. 비록 그 사랑이 내 것이 아니라 해도, 사랑을 돈으로 살 수 있는 세상. 그렇게 매매한 사랑은 거짓일까? 이런 세상이 오면 나는 과연 사랑을 사거나 팔 것인가?

 

수브다니의 여름휴가그리고 뼈의 기록

충분히 기대하고 읽었는데 역시나 생각보다 더욱 좋았던 두 작품.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스스로 녹슬어가는 엔딩을 맞이한 수브다니 그리고 입력된 알고리즘을 거부하고 마음이 시키는 일을 따르는 로비스. 삭막한 사회에서 사랑을 찾아내고야 마는, 휴머니즘을 잃지 않는 그들의 세상에서 감정은 더 이상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하지만 인간을 누구보다 인간답게 만드는 것, 인간이 인간으로서 살 수 있게 지탱해주는 것. 그것은 언제나 사랑일 것이다.

 

우정도 환대도 헤아림도 이들의 마음을 가리키는 데에는 부족한 단어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어떤 단어가 좋을까. ‘사랑말고는, 대체할 단어가 없을 것이다.” _김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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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 - 미술전시 감상에서 아트 컬렉팅까지 예술과 가까워지는 방법 뉴노멀을 위한 문화·예술 인문서 4
김진혁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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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디하고 감각적인 표지 디자인이 아~주 마음에 드는 책!!

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이 책으로 말할 것 같으면

그야말로 한 권으로 끝내는 미술관 완복 가이드북이다.

책은 공간, 사람, 작품, 경험’ 4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1전시실 갤러리, 비엔날레 등 미술을 관람하는 공간

2전시실 큐레이터, 에듀케이터 등 전시와 관련된 사람

3전시실 전시를 보는 시선 그리고 작품을 이루는 요소

4전시실 - NFT아트, 아트컬렉팅, 전시 연계 프로그램 등

 

프롤로그는 입구, 에필로그는 출구, 목차는 제1~4전시실로

표기한 포인트가 귀여웠음. 이 책.. 정말 미술관에 진심이다

국내의 전시공간 리스트도 공유되어 있어서 참고하기 좋음

혹시 미술이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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