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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김사과 외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1월
평점 :
막연히 소설가는 불현듯 떠오른 영감으로 일주일 밤낮 미친듯이 작업한 후 소설 한 편을 뿅하고 탄생시키는 줄 알았다. (물론 해당하는 소수의 사람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게 영화 속 한 장면에서나 볼법한 이야기임을 안다. 창작은 힘든 일이고, 순간의 영감에 의존하기보다는 얼마나 오래 앉아있는지 엉덩이 힘으로 쓴다는 말에 공감하는 작가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그래서, 더욱 대단해 보였다. 특히 전업 작가의 경우, 성공의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남들과 다른 길이 때로는 불안하고 걱정되기도 했을텐데 모든 근심을 뒤로 하고 글쓰기에 매진하는 그 열정이 멋지다. 현실과 부딪혀 포기하기에는 글을 너무 사랑하는 그들은 모두, 소설에 진심이다.
23개의 글이 담겨 있다 보니 한 편의 길이는 4-5장 정도로 짧아서 끊어 읽기 좋다. 글머리에는 사진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것들은 모두 해당 글의 작가가 직접 제공했다고 한다. 작가들의 실제 작업실 풍경, 글을 쓸 때 자주 찾는 장소, 영감을 준 사물 등 모두 소설 쓰기와 관련되어 있다고.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서 읽는 재미가 있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는 기분. 문학을 애정하신다면,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