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필요한 시간 - 빅뱅에서 다중우주로 가는 초광속 · 초밀착 길 안내서
궤도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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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님의 화려한 귀환! 전작인 궤도의 과학허세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흥미로워 보이는 신간 과학이 필요한 시간이 출간되었다. 디자인이 전체적으로 전작(개정판)과 비슷한데, 이 느낌으로 계속 가도 좋을 것 같다. 블링블링한 포인트가 있는 디자인과 적당한 크기 그리고 하드커버!! 디자인만큼 내부도 깔끔해서 정말 가독성이 좋다. 판형뿐이야? 인공지능, 블랙홀, 양자역학, 시간 등 영화에서도 자주 나오는 온갖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는 다 다룬다. 아무리 과학 문외한이라고 해도, 이 중에 관심 있는 주제가 하나쯤은 있을걸?!

 

대부분 흥미로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그리고 사건의 지평선이다. 꿈에서 등장인물이나 장소 등이 시시각각 바뀌는 건 기억을 시간 순서대로 조합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이 꿈을 꾸는 동안에는 비활성화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생활 속 과학상식 너무 재미있고요...사건의 지평선은 다들 짐작하시겠지만, 역주행 신화를 기록한 가수 윤하의 동명의 노래가 떠올랐다. ‘저기 사라진 별의 자리’, ‘여긴 서로의 끝이 아닌 새로운 길 모퉁이’, ‘이제는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이런 가사들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어~! 사건의 지평선 = 어떤 것도 빠져나올 수 없는 경계! 내 마음 속에 저장... 이런 이과감성 나 진짜 사랑하자나.

 

과학책을 읽으면서 웃어보긴 처음이다. 정말 뼛속까지 문과생이기 때문에^^ 그런데 궤도님 책은 달라달라~! 일단 스토리텔링 능력이 장난 아니다. 아무리 어려운 개념도 적절한 예시를 들어 쉽고 유쾌하게 설명하니까 이해가 잘 된다. 영화 <어벤져스>, <시간을 달리는 소녀> 등 누구나 알 법한 대중적인 소재를 예시로 드는 것도 책의 재미를 더해준다. 오후 2, 새벽 2시 개그는 처음에 이해 못 하다가 뒤늦게 빵 터졌는데, 요새 애들은 이 그룹의 존재를 몰라서 이해 못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새삼 나이를 자각해버렸다..

 

이외에도 당근과 당근케이크 비유, 여백이 충분하지 않아 적을 수 없었다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까지 타고난 유머감각과 센스가 넘쳐 흐른다. 과학책이지만(?) 지루하지 않은 책. ‘이거 과학 맞아? 왜 이렇게 재미있지?’ 소리가 절로 나오는 책이다. 학창시절에 이런 과학선생님을 만났다면 이공계에 진학했을 것 같기도 하고, 청소년기에 과학을 이렇게 재미있게 접했다면 내 인생이 이렇게 문송해지지는...(으읍) 저처럼 뼛속까지 문과생인 분들에게 과학 교양서로 강력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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