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하는 정신 소설, 향
한은형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은형 작가의 신작 소설이 작가정신 <소설, >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작가는 2018년 양양에서 서퍼들을 보고, 마치 평행우주에 온 것처럼 그들이 서울과는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서핑소설을 구상하게 되는데! 그도 그럴것이, 24시간이 모자란 것처럼 분주하게 돌아가는 서울과 자유롭게 부유하는 파라다이스같은 양양의 모습은 너무나도 이질적이다. 그는 온화한 여름의 미풍같이, 나른하면서도 자유로운 글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그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바로 서핑을 할 운명이었던 미역의 이야기, 서핑하는 정신!

 

서핑하는 정신은 작가의 말에 따르면 자유를 찾으려는 적극적인 몸부림이다. 또한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스스로를 위로하는 정신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여기서 포인트는 위로가 아니라 스스로. 위로는 남한테 받는 게 아니라, 본인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고서핑에서는 셀프위로는 환영이지만 서로서로 위로는 금지다. “위로장사꾼들은 힐링이니 치유니 하면서 위로를 팔고 있지만... 딱 질색이에요대목에서도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데, 이는 현 출판계와도 연관이 없지 않아 보인다.

 

자유를 갈망하는 청량감 있는 소설이면서도, 플로깅과 심각한 바다쓰레기 문제를 언급하며 환경문제를 짚고 넘어간 점도 좋았다. 그리고 문외한이라 서핑용어를 몰랐는데, 센스 있게 뒷부분에 잘 정리되어 있었다. 따로 검색할 필요 없어 편리하면서도 수시로 왔다갔다 해야 한다는 귀찮음이 공존했는데, 그 정도 수고로움은 감수할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썸머브리즈같은 글인데 겨울의 시작과 함께 출판되어 계절감이 다소 아쉽다. 내년 여름 휴가지에 챙겨가서 어느 한가로운 해변가,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다시 한번 읽고 싶다. 어쩌면, 서핑에 도전해보고 싶을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