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민 지음 / CRETA(크레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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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을 졸업한 바이올리니스트로, 본업뿐만 아니라 클래식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리고 글도 쓴다. 이 책 또한 그동안 연재한 음악저널과 여러 칼럼들을 엮어 출판하게 되었다고 한다. 콘텐츠는 총 3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그림에 음악 더하기>에서는 특정 작가나 그림에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을 매치시켜 소개한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안타깝게도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는 공통점을 가진 바스키아와 베토벤, 평행이론같은 삶을 살았던 워홀과 거쉰 등 음악과 미술 각 분야에서 유명세를 펼쳤던 다양한 예술가들을 만나볼 수 있다.

 

2<이음줄과 붙임줄>은 서로 인연이 있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프리다 칼로, 셰익스피어, 슈베르트 등 저명한 예술가들이 등장하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마지막 챕터인 구스타프 옆 구스타프였다. <키스>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국민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분석심리학의 대가 카를 구스타프 융, 인상파 화가이자 컬렉터였던 구스타프 카유보트 등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다섯 명의 구스타프들을 엮었는데 이 발상이 참 신선하고 재미있다. 구스타프는 중세 슬라브어 Gostislav에서 유래하였는데 영예로운 손님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마지막 3<바이올린 세레나데>에서는 작가가 사랑하는 바이올린곡을 소개한다. 파가니니와 리스트를 음악계 인싸로 소개한 점이 재미있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클라라 슈만 그 자체를 조명했다는 점이다. 클라라는 독일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의 아내로 알려져 있는데, 알고보니 그 당시에는 오히려 로베르트가 클라라의 남편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그의 역량이 뛰어났다고 한다. 연주뿐만 아니라 작곡에 재능이 있어 무려 60여 곡을 작곡했다고!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여기던 당대 시대상 때문에 여성음악가가 많이 빛을 보지 못했던 역사가 아쉽다.

 

책에서 소개한 다양한 그림 중에는 저명한 화가의 그림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수민 작가님 작품이었다. 처음에 책을 살펴볼 때 ·그림 이수민이라고 적혀있길래 작가님 그림이 얼마나 수록되어 있는건지 의아했는데, 책을 덮은 지금은 그 예술적 재능이 놀랍기만 하다. 한평생 바이올린을 켜온 음악가인데 미술에도 소질이 있다니, 그야말로 예술 능력치 몰빵!! 표현력과 감수성이 대단하다. QR코드가 삽입되어 있어 음악을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고, 가독성이 좋으며 시각적 재미까지 놓치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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