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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방
알렉스 존슨 지음, 제임스 오시스 그림, 이현주 옮김 / 부키 / 2022년 10월
평점 :
직관적인 제목답게 이 책은 50인의 작가와 그들의 공간에 얽힌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작가들은 각자 영감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개인적인 공간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 장소는 취향에 따라 제각각 다르다. 고전이나 명작을 읽고 나면 ‘와 어떻게 이런 글을 썼지? 천재인가?’ 이런 생각을 종종 하는데, 『작가의 방』은 그 글이 탄생한 역사적인 장소를 조명한다.
세계의 많은 독자들은 문학이나 작가를 사랑하는 만큼 그들의 집필 공간에도 관심이 있다. J.K.롤링이 해리포터를 쓴 카페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업실 등으로 ‘문학 순례’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작가의 공간을 방문하는 건 곧 작가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라고 하니 그 설렘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아직 문학순례를 떠나본 적은 없지만, 오죽헌같은 위인의 생가에 방문했을 때 느꼈던 감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브론테 자매, 윌리엄 워즈워스, 찰스 디킨스, 조지 오웰 등 여러분이 알고 있는 웬만한 작가들은 다 있다. 50인의 작가, 50개의 공간! 이 중에 당신의 취향이 하나쯤은 있을걸?!
마거릿 미첼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쓴 아파트, 헤밍웨이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와 『오후의 죽음』을 쓴 아바나의 한 호텔 551호, 에밀리 디킨슨이 1,800여 편에 달하는 대부분의 작품을 집필한 그녀의 집은 그들을 기념하는 박물관이 되었다고 한다. 책 뒤편에 작가별 방문정보도 수록되어 있어서 정말 가보고 싶은 곳이 생기면 참고할 수 있다.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
작가나 작품을 이야기하는 책은 많지만, 집필 공간을 조명한 작품은 처음이라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많았고 흥미로웠다. 붓질이 살아있는 투박하고도 감성적인 일러스트도 매력적이고, 글이 끝날 때 짧은 작가 소개를 덧붙인 점도 좋았다. 재미도, 신선함도 모두 잡은 책. 문학을 사랑하신다면 강력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