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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 2022년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대상
김준녕 지음 / 허블 / 2022년 8월
평점 :
가독성이 좋기도 하거니와, 일단 한번 읽으면 멈출 수 없다. 흡인력이 굉장한 압도적인 서사다. 디테일한 묘사와 잘 짜여진 배경설정도 한 몫한다. 하지만 뼛속까지 문과생이 보기에도 과학적 논리가 떨어지는 허술함이 몇 군데 눈에 띄었던 점은 아쉬웠다. 하지만 이는 보완이 가능한 부분이다. 사람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소설가에게 꼭 필요한 재능은 타고났으니 차기작에서는 충분한 사전 조사를 거치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반전에 소름이 끼쳤으나, 300페이지 넘게 주인공과 같이 막 너머를 보고 달려온 만큼 용두사미적인 결말이 약간은 아쉽기도 했다. 장대한 서사에 비해 급마무리된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바로 작가님의 의도가 아닐까- 하는. 책장을 덮는 순간 몰려오는 이 허무함, 까지가 작품인 거다.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운명’과 ‘희망’이라는 두 키워드도 인상깊었다.
그리고 기후위기, 환경 문제가 촉발한 생산성과 식량, 권력과 계급, 나아가 인간의 존엄성까지. 현 인류가 마주한 다양한 사회문제를 과하지 않으면서도 확실히 의미 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은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삶의 의미와 목적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던 시간. 디스토피아물 SF를 선호하신다면,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