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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마텔 101통의 문학 편지
얀 마텔 지음, 강주헌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7월
평점 :
“문학 작품은 인간을 이해하고 세상을 꿈꾸게 한다”
어려운 책도 쉬운 책도, 훌륭한 책도 실망스러운 책도
모든 문학 작품은 우리에게 사색의 기회를 준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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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상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 작가 얀 마텔이
4년 동안 캐나다 수상 스티븐 하퍼에게 보낸 101통의 편지
세상의 모든 지도자들, 그리고 우리들에게 권하는 문학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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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마텔은 스티븐 하퍼에게 무려 1415일이라는 긴 기간 동안 꾸준히 편지를 보냈다. 그가 처음 편지를 보내게 된 계기는 다음과 같다. 마텔도 참여했던 ‘캐나다 예술위원회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문화유산부 장관은 채 5분의 연설도 하지 못했고 수상 스티븐 하퍼는 이에 관심도 주지 않는 걸 목격한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문화예술의 중요함과 고요한 사색의 필요성을 전하기 위해, 가장 작가적이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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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01통 중 답장이 왔던 건 단 7통, 그것도 수상 본인이 아닌 보좌관으로부터 온 형식적인 답장이었다. 심지어 순서도 뒤죽박죽이었던 걸로 봐서 여러 편을 모아두었다가 한 번에 확인했던 것 같다. 과연 이 책들, 아니 편지라도 수상이 직접 읽기는 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텔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편지와 책을 보낸 이유는 스티븐이 정치인이자 지도자로서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고, 이를 터득할 하나의 방법으로 독서를 권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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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옛날에는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실용서도 아니고, 인문학처럼 지식을 얻을 수도 없고, 그저 순간의 오락을 추구하는 허구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단단히 오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소설을 읽어본 순간 나의 무지는 모래성처럼 순식간에 무너져내렸다. 소설 속에서 다른 삶을 살아봄으로써 사고력과 이해력, 세상을 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지혜를 길러주는 문학은 그 어떤 글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래서 문학을 읽는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고 그 때부터 문학은 최애 장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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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100권 남짓의 책 중 그동안 읽어본 책이 15권도 안 된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나름 독서가라고 자부했는데 겨우 이 정도였던 것이다! 심지어 처음 보는 작품도 많았다. 읽어봤던 작품은 나의 견해는 이러한데 마텔은 이렇게 읽었구나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었고, 처음 보는 작품은 책 소개를 받는 느낌으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마텔의 추천으로 읽어보고 싶은 작품이 몇 개 생겼다. 줄리언 반스의 『플로베르의 앵무새』, 앤서니 버지스의 『시계태엽 오렌지』, 그리고 미완성으로 남았다는 제인 오스틴의 『왓슨가 사람들』이다. 지금도 구매하고 손도 안 댄 책들이 많지만.. 이것들도 언젠가 읽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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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6 예술은 물이다. 인간은 항상 물 가까이에서 살아간다. 마시고, 씻고, 성장하기 위해서 물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물놀이를 하고 물가에서 휴식을 취하고, 뱃놀이를 하며 즐거움을 얻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간은 하찮은 것부터 본질적인 것까지 온갖 형태로 구현된 예술과도 항상 가까이 지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정서는 메말라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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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5 시시한 작품부터 훌륭한 고전까지 어떤 책이든 우리에게 다른 삶을 살게 해주며, 다른 이의 지혜와 어리석음을 가르쳐줍니다. 어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우리는 가공되지 않은 지식ㅡ가령 총의 이름ㅡ을 얻거나 깊은 깨달음을 얻어 더 많은 것을 알게 됩니다. 이처럼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삶의 가치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현실이나 소설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얻어 넓혀지지 않은 삶, 오직 자기 자신의 한정된 삶만을 사는 사람만큼 애처롭고 위험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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