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큐레이션 - 에디터 관찰자 시점으로 전하는 6년의 기록
이민경 지음 / 진풍경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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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의 시선에서 벗어나 도쿄의 공기를 읽는다

도쿄 생활에서 만난 공간과 브랜드 디자인 이야기

 

간결하면서도 센스 있는 제목, 모던한 디자인

보이는 것만큼이나 담겨 있는 내용도 수려한 책

 

6년째 도쿄에 거주 중인 에디터가 로컬의 시선으로 바라본, ‘도쿄라는 브랜드를 소개한다. 다양한 정보가 수록되어있는 만큼 532p라는 방대한 양을 자랑하는 책이라 자칫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도시 공간/ 브랜드/ 풍경/ 맛집 등 카테고리가 편리하게 구분되어 있어서 필요한 부분만 선택해서 볼 수 있고, 야금야금 읽기도 좋다.

 

관광지가 아닌 진짜 도쿄를 담았다지만 그래도 유명한 플레이스가 꽤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예상을 깨는 신선함! 도쿄 거주인이 아니면 알기 힘든 다양한 공간을 여행하며 작가가 간직해 온 지난 6년이라는 시간을 고스란히 전수받았다. 마치 어렸을 적 해변가에서 모은 아기자기한 조약돌 중 가장 빛나는 것을 나눠가지는 기분.

 

그 중 가장 매력적인 공간 두 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는 구마 겐고가 건축한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이다. 전 세계에서 번역한 3천여 권의 하루키 책으로 가득한 서재, 그가 운영하던 재즈 바에서 쓰던 낡은 의자, 그가 사랑한 재즈 음반이 진열된 오디오 룸까지 있다고 한다. 정말 말 그대로 All about 하루키. 하루키의 글은 그가 쓴 글임을 알지 못한 채로 읽어도 그의 향이 짙게 묻어나는지라, 이 공간에서도 그의 손길이 느껴질 것 같아서 꼭 한번 가보고 싶다.

 

두 번째는 미나미 아오야마에 위치한 스쿼트다. 성수, 강남 등 한국의 핫플레이스에서 요새 많이 보이는 복합문화공간처럼, 빈 공간을 문화예술의 거점으로 만드는 획기적인 팝업이라고 한다. 1층은 패션 브랜드 르메르가 입점해 있고, 2층은 서점 그리고 지하 1층은 스튜디오나 전시장으로 활용되는 공간이라고 한다.

 

 

p.230 여기저기 깨지고 흠집나고, 또 흩어진 것들을 숨기기보다는 오히려 강조함으로써 우리의 단점과 불완전함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껴안는 것. 그것이 킨츠기와 일본의 와비사비 정신이 아닐까 생각했다.

 

p.486 요즘 세상에는 너무나 쉽게 소비되는 것이 많은 것 같다. 함부로 말하거나 평가하는 걸 점점 지양하게 된 것엔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무언가를 고이고이 아끼고 가꾸는 누군가의 마음을 나 또한 소중히 해야지 하는 다짐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취향이 베낄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닌 이유는 그 사람의 생()이요, 마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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