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은 스스로 자란다 - 샛별초등학교 주중식 교장 선생님의 교육 이야기
주중식 지음 / 한길사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들꽃은 스스로 자란다>

이 제목은 오래 된 것이다.  제목만큼이나 소박한 질감의 종이에 아이 그림과 정다운 글씨로 곱게 장정을 한 책은 그냥 들고 있기만 해도 가볍고 크기도 알맞은 것이어서 우선 느낌이 좋다.

책은 모두 다섯 부분으로 되어 있었다. 늘 웃음꽃이 피는 교실에서 선생님이 진정 닮고 싶고 그 마음이 되고 싶다는 들꽃인 아이들과 생활하며 또 홀로 앉아 그 아이들을 생각하며 마음에 담아 두었던 진솔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것이 앞의 두 부분이고 가운데 부분은 아이들과 아이를 돌보는 우리들이 살아가며 진정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꾸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조목 조목 이야기 해 주시는데 주로 건강한 몸과 바른 생각, 좋은 습관 들이기, 그리고 책 읽기와 일기 쓰기에 대한 것이다. 끝에 두 부분은 샛별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날부터 시작하여 졸업하는 날까지 특별한 행사 때나 기념일에 틈틈이 아이들에게 들려주시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선생님이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받았던 가르침과 아이를 키우며 깨우쳤던 삶의 지혜,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며 겪었던 일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가만히 읽고 있으니 마음이 차분해지고 가지런해지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어떤 글이 읽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무엇보다 글쓴이의 삶에 진실함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글 쓴이를 알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글쓴이를 알고 글을 만나면 그 전과는 감동이 다르고 더 깊이 만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은 글쓴이를 알지 못해도 글 속에서 충분히 만나게 되고 마치 그 선생님을 아는 듯한 느낌이 들게 된다.

책에는 '이 세상을 진정 평화의 동산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주중식 선생님의 마음과 열정이 행동 하나 말 한 마디에도 온전히 배여 있어 책을 읽으면 왠지 내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래도 읽는 사람을 크게 부끄럽지 않게 해주고 오히려 용기를 내어 '아 이제부터 나도 한 번 해봐야지.'라는 마음이 들게 되니 그것은 참 이상한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 누구나 따뜻한 마음과 올곧은 생각으로 뚜벅 뚜벅 한 길을 걸어가는 어른의 뒷모습을 보는 듯하여 한없이 든든해 질 것이다. 그리고 30년 이상을 한 마음으로 정직하게 실천하며 산 사람의 삶의 무게와 결마다 새겨진 그 자취가 아름답다 여겨질 것이다.

 천천히 읽기를 권하는 마음으로 글을 시작하였지만 읽다 보면 누구나 이상하게 저절로 생각의 속도가 느려지고 마음이 고요해짐을 느끼게 될 것 같다.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함께 쓸모있게 다가갈 이 책이 널리 알려졌으면 싶다. 이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며 아이들을 어떻게 돌보아야 할 지 막막한 초보 부모부터 잘 해 온 것 같은데 어느 순간 턱 막히는 아이와의 관계가 불편한 부모님, 학급 경영부터 학교 경영에 이르기까지 금방 실천하고 따라 해 볼 수 있는 원칙과 지혜가 필요한 선생님들, 나아가 글쓰기를 어려워하거나 이제 시작하는 사람들부터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 친구들에게까지 사실 매우 유용한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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