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녕, 체 - 체 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그 다음 여정
김산환 지음 / 꿈의지도 / 2013년 3월
평점 :
남미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과 그 곳 사람들의 삶..
체 게바라의 여정을 따라가며 저자가 느낀 과테말라와 멕시코, 쿠바까지의 약 4개월간의 여행.
여행 간 친구가 나에게 편지를 보낸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만큼 그의 글은 참 다정하면서도 친근했다.
과테말라, 멕시코, 쿠바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고, 부끄럽게도 체 게바라에 대한 나의 지식도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이 책을 집어든 이유 중 하나로 그에 대한 궁금증 해결을 들 수 있겠다.
체 게바라의 여정을 따라 여행을 했다는 것. 이 책이 단순한 여행 에세이가 아니라 역사적 현장을 찾아 떠났다는 점에서 또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과테말라에서 첫 시작을 알리는 유일한 자유정권의 도시 안티구아에서부터 영국의 작가 올더스 헉슬리가 1930년 이곳을 찾았다가 신비로운 호수에 반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아티클란 호수, 그리고 마야문명을 느낄 수 있는 코판과 티칼이라는 곳까지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나도 옆에서 동행하는 일행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혼자서 하는 외로운 여행이지만, 내가 그의 옆에서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느낌이랄까..
다른책과는 조금 다른, 정감이 많이 가고 애착이 가는 책이다.
두번째 체 게바라가 머물렀던 멕시코 시티로 가기위해 그는 유카탄 반도의 툴룸, 칸쿤, 치첸잇사, 욱스말, 팔링케를 거쳐갔다.
팔링케는 게바라와 그의 아내가 신혼여행을 떠났던 곳이라고 한다.
그중 저자가 가장 오랫동안 마음을 둔 곳, 칸쿤에 나 또한 매력을 느끼며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적한 어촌이었던 그곳은
현재 관광지로 개발하여 전체 해변의 23km가 호텔들이 즐비한 곳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곳에서 저자는 지난 2003년 제5차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가 열렸을때,
한국의 농민 이경해씨가 쌀 개방 반대를 외치며 세상을 떠났던 안타까운 사연을 떠올렸다.
이경해씨를 위해 맥주 한병을 해변에 부으며 애도를 표하는 부분에서는 씁쓸함이 밀려왔다.
세번째 여정지 쿠바에서 체 게바라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산타클라라에 세워진 게바라의 동상을 마주하며 그의 일생에 대해 저자는 남들과는 다른길을 가려고 했던 예수와 비슷하다고도 표현했다.
체 게바라의 깊은 영혼은 아직 죽지 않았다며...
아름다운 수식어와 솔직한 그의 감성이 뭍어난 가볍지도,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은 여행에세이란 생각이 든다.
지도와 함께 중간중간의 작지만 현실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사진까지 더해져 두배는 더 흥미롭고 재밌었다.
지구본에도 나와 있지 않다는 그런 도시들, 평생을 살아도 알지 못했을 그런 곳들의 역사와 문화들을
체 게바라의 여정을 따라 떠난 약 4개월 간의 이 여행에세이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보고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체 게바라가 오토바이를 타고 라틴아메리카의 나라들을 돌아본 6개월간의 여정이 담긴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라는
영화도 이번 기회에 다시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