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것도 추억이지 - 달 위에서 춤추며 기다릴께요
서동우 지음 / 매직하우스 / 2013년 3월
평점 :
신인작가 서동우 작가의 책. 이것도 추억이지..
세편의 단편소설을 담은 이 책을 다 읽고 후 내 마음은 조금 찝찝했다. 아무래도 마지막이 성소수자의 내용이라 더 그랬을수도 있겠다.
3편의 소설제목 _ 솜사탕, 맛소금, 회색레몬이 내용과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 순수한 느낌으로 지어진 제목들처럼 글을 읽는내내 만화책을 보는듯한 기분이었다.
그림하나 없는 소설책이지만 문체가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서 드라마 대본을 읽은 것 같은 느낌..
나쁘지만은 않았다.
솜사탕편에 등장하는 지후와 미희의 사랑은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자의 러브스토리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내 머릿속의 지우개라던지..아니면 국화꽃향기처럼 끝이 슬프고 가슴아픈 로맨스라고 생각 할 수 있겠지만,
현실에 마주한 주인공의 마지막 반전은 읽으면서 짜릿함을 느꼈다.
이것도 추억이지를 입에 달고 살던 미희는 죽음을 앞두고 그에게 마지막 편지를 쓴다.
그부분을 읽는 내내 가슴이 찡하고 눈물을 글썽였지만 냉정하면서도 현실적인 반전이 꽤 괜찮았다. 읽어보시면 아실수 있는..^^
맛소금편은 제임스딘을 넘 사랑했던 소녀 지혜와 친오빠의 친구 민규의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은나의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회상하게했다.
자수성가하신 부모님 밑에서 오빠 둘과 행복하게 지내던 대학생 지혜에게 다가온 오빠친구 민규. 모든것이 처음인 그 와의 로맨스.
뭐든 처음은 강하게 머릿속에 남는 것 같다. 그리고 그녀의 친구 수민과 제인의 에피소드까지 더해져 풋풋했던 20대 초반,
그때만 느낄 수 있는 순수하고 예쁜 사랑얘기를 썼다.
작가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자들만 느낄 수 있는 감정에 대해 깜짝 놀랄만큼 디테일하게 묘사해놔서
이 작가가 남자가 맞나 의심할 정도였다.(여자의 고통을 어쩜 그리 잘 표현했는지..;;)
맛소금편은 조금 진부한 사랑이야기로 밋밋하게 느껴졌다.
마지막 회색레몬편은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어깨탈골로 인해 수영생활을 접어야했던 19살 소년 .
자신을 가르쳐주던 수영 코치의 얼굴에 침을 뱉으며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어버리고 선수촌을 뛰쳐나온다.
부모님으로부터 원하던 독립을 하던 그 날 그는 나이를 속이고 성소수자들이 오는 트렌스젠더클럽에서 일을 하게 된다. 그곳을 택한 이유는 오로지 돈.
그런 그에게 두 여자가 다가온다. 자신에게 쪽지를 건낸 트렌스젠더 유진과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어 준 34살 유부녀 윤서.
그냥 이유없이 만나는 여자라 칭하며 사랑도 없이 두 여자와의 방탕한 생활은 시작된다.
자신이 원했던 부모로부터의 독립은 했지만, 19살의 몸만은 독립하지 못하고 두 여자에게 묶여산다.
자유를 꿈꾸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그..
때로는 구역질이 날만큼 더럽고 추접스럽지만 그녀들과의 거짓 사랑을 이어나가는 그를 보며
이 세상에 정말 그처럼 사는 사람이 있을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안타깝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다.
나를 너무 사랑해서 죽이고 싶다는 여자와 나를 너무 사랑해서 죽고 싶다는 여자.
둘 중 한명은 죽고, 한명은 감옥에 가게된다. 그리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 주인공.
그러고보니 전반적으로 해피엔딩이다. 작가가 의도했던..애잔하고 먹먹한 슬픔을 견디며 '어떻게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느정도는 들어맞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책 표지가 썩 이쁘지는 않다. 책을 읽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다시 디자인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