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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훔친 사랑 2
매리온 미드 지음, 김승욱 옮김 / 궁리 / 2000년 8월
평점 :
절판
'뉴욕타임스'는 엘로이즈를 천년의 인물로 선정했다는 책 표지의 문구가 날 잡아 끌었습니다. 그렇게 대단한 인물인가..? 하는 호기심에 책을 집어들고 곧장 계산대로 갔음은 의심할 필요도 없겠죠? 금지된 사랑이라는 글귀도 충분히 제 호기심을 자극했죠. 중세의 가장 총명했던 엘로이즈란 여인의 사랑이야기라니...첫 장을 넘기고 전 두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마지막 장을 덮었습니다. 그 허탈감이란...전 여자라 그런지 그들의 사랑이 행복한 결말을 맺기를 바랬답니다. 처음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파격적인,그 시대엔 금지된 사랑이야기가 주를 이룰땐 뭔가 기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들의 사랑에 먹구름이 끼더니 끝없는 고통으로 치닫고 말더군요. 특히 엘로이즈의 비현실적인 희생은...이해가 안가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 시대에 그녀에게 강요된 상황이 그녀로 하여금 사랑하는 아벨라르와 몰래사랑을 나누게 만들었고, 그들의 사랑을 가로막는 관습으로 인해 엘로이즈를 사랑했던 아벨라르는 거세까지 당해야 했죠. 그들은 나름대로 투쟁을 했지만 결국은 어찌 할 수 없음에(서로를 위한 길이라 여겼는지)성직자의 길로 들어섭니다. 엘로이즈가 지적이고 그 시대의 여인들에 비해 아니, 남자들 못지 않은 총명함을 지녔던것도 사실이고 그로 인해 현 시대에서도 주목 받는건 틀림이 없지만...전 그들의 사랑...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사랑이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거세를 당했다고 그들의 사랑이 끝난건지...지극한 엘로이즈의 정성어린 간호를 받으며 외딴곳에서 둘이 사랑하며 살 순 없었는지...굳이 성직자의 길로 나란히 들어섰다는게 이해가 안가더군요. 물론 그 시대적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는 제 이해력에도 한계가 있겠지만요.
한편으로는 주님이 있었기에 그들이 헤어져 지내야 했던 그 긴 시간동안,끝없이 닥쳐오는 고통의 시간들을 견딜수 있지 않았을까...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그들...아벨라르와 엘로이즈는 같은 시기에 죽진 않았지만 죽어서는 함게 나란히 묻혔다고 하더군요. 그들의 사랑을 안타까워한 이들의 따뜻한 배려이겠죠. 성스러운 그들의 사랑에 경의를 표하며...이만 서평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