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읽은 아멜리 노통브의 책. 재미있다고 소문났는데 재미있기는 했다. 좀 말꼬리잡고 늘어지는 듯한 화법에 비호감이 차올랐지만 대화체로 모든것을 해결한 소설이라 꾹참고 읽었는데 마지막 반전이 기가막혔다.
내 안의 적을 형상화 해 마치 타자인 것 처럼 대화하면서 진행된다. 내 안의 적같은 것은 키우지 않는다는 주인공의 말을 개박살내던 마지막 반전이 좋았다. 적의 화장법이라는 특이한 이름에 걸맞게 제목이 기가막히다. 내가 이해한 적은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악이다. 이 악은 사회 통념에 반하는 행위를 하려고 할 수도 있고, 혐오감있는 음식을 퍼먹으려 할 수도 있고, 살인,강간등을 꿈꾸거나 실제로 행동으로 옮길 수도 있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는 모두 이런 끔찍한 어둠을 가지고 있다. 남자들이 하는 여자 이야기. 지나가는 여자를 보고 먹고싶다고 하는 얘기들은 분명히 사회 통념상 끔찍한 성추행이고 범죄이다. 하지만 우리는 보통 이런면을 가지고 있다 (그러지 않으면 대화의 양이 30%는 줄어 들 것 같다). 생각만으로 그친다면 괜찮다는 말이 사회통념상 받아들여지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일 것이다.
저자 아멜리 노통브는 이런 우리 내면의 적(=악)을 우리가 외면하고 있고, 심지어 없는 것처럼 잊어버리고 살고 있다고 한다. 이게 화장법. 즉, 위장이다. 하지만 결말에서 보여지듯이 우리는 작은 몇몇개의 사건만으로도 내면의 적을 일깨울 수 있고, 그것으로 인해 파멸에 다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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