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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 개정증보판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이는 이 책의 저자인 이어령 박사님을 가리켜 '우리 시대 마지막 지성인'이라는 칭호를 붙이기도 한다..이것은 그만큼 이어령 박사님의 지적인 능력이 누구보다 탁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리라..하지만 자신이 가진 탁월한 능력으로 인해 정작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을 깨닫기까지 무려 70여년의 세월을 흘려 보낼 수밖에 없었다..왜냐하면 자신의 지적인 능력으로는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들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기 때문에 기독교 신앙을 가질 수가 없다는 것이다..
문학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어떤 크리스천보다도 성경을 많이 읽었을 것이다..아니 노력하지 않는 목회자보다 성경의 내용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다..하지만 성경에 기록돼 있는 내용이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기독교 신앙을 가질 수 없다고 이야기하였던 이어령 박사님의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아는 것과 믿는 것의 차이를 새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 책은 이어령 박사님이 예수님을 믿기 이전부터 정리하였던 시를 한데 묶어 놓은 것이다..어떻게 보면 예수님을 구주로 믿기 이전부터 절대자 하나님을 향한 갈구함이 그에게 있었다는 것을 잘 알게 해주는 고백이라고 할 수 있다..솔직히 시라는 장르가 문자적으로 접근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는 듯 하다..함축적으로 기록한 내용들이기 때문에 시인의 마음과 같이 동화되지 않는다면 그 의미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그런 점에서 이 책에 대한 느낌을 이렇게 남기는 것은 조금 미안해 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어령 박사님께서 애틋하게 여기는 존재,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녹아져 있는 고백이 있다..아울러 자신에 대해서도 아는 것을 실천하지 못한 아쉬움으로 고백하고 있다..이 모든 것이 절대자 하나님을 향한 구도자의 입장에서, 아니 하나님을 삶의 주인으로 고백하는 인격적인 만남을 갖기 이전 무신론자와 같은 입장에서 고백한 내용들이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하나님을 향한 갈급함이 묻어나오는 듯 하였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하는 것처럼 최근 이어령 박사님께서 기독교 신앙을 고백함으로 인해 그의 글과 이야기들에 대해 호의적인 것이 사실이다..이전에 읽었던 자전적 고백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던 내용들에 대하여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