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동화집을 읽어서일까...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궁극적으로는 박완서님의 유려한 글솜씨 때문이겠지만.. 본 저서는 박완서님의 동화집으로 총 6권의 동화가 실려 있으며, 선호를 가릴 것 없이 모든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는다. 첫번째 이야기인 ‘자전거 도둑’은 수남이가 전기용품 도매상의 점원으로 일하면서 겪은 이야기인데, 어린 수남이가 생각하기에 주인 아저씨는 자신을 진실로 아껴준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그 주인은 교묘하게 수남이를 조정하면서 직원 세 명이 해야 할 일을 오직 수남이에게만 시킨다. 그리고 일 하던 중 피치 못하게 자전거 도둑질을 하게 된 수남이에게 사람들을 질타보다는 잘했다 식의 반응을 보낸다. 수남이는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번민하다가 결국은 자신의 부정 행동도 수용하며 오히려 잘했다 하는 도시에 환멸을 느끼고 다시 자신의 고향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글이 끝난다. 이 글을 읽고 나서 나 역시 수남이가 자전거로 승용차와 접촉사고를 낸 후 수남이가 안절부절하자 수남이에게 자전거를 가지고 도망가라고 종용한 목격자의 한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 나도 그만큼 세속에 물들었다는 뜻이겠지.. 그리고 다른 이야기들은 현대 문명 발전에 따라 조금씩 사라져 가는 자연과 사람들의 이기심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모르는 사이에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작가의 글을 아직은 많이 읽지 못하였는데, 이번 동화집을 계기로 박완서님의 저서를 더 많이 읽을 것 같다. 그리고 현실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그에 따른 대처행동을 일러주는 책들보다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