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정요 1 임동석 중국사상 30
오긍 찬, 임동석 역주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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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을 드디어 읽기 시작했다.


  내가 정관정요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무경7서 중 하나인 이위공문대를 읽을 때였다.

당태종과 이정의 문답형식으로 쓰여진 병법서가 이위공 문대라면,

당태종과 신하들의 문답형식으로 쓰여진 정치 토론집이 정관정요다.


  일단 나는 당태종을 꽤 높게 평가하는 바인데, 우리나라 역사에서 고구려를 침공한 침략자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좀 살펴보면 꽤 짱짱한 사람이다. 애초에 고구려를 침략한 이유도, 주변에 적을 다 눌러놓으나 남은 게 고구려뿐이라서이기도 하고. ㅡ,.ㅡ;;


  아무튼 그런 능력있는 군주의 정치 토론집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만 하다는게 내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집 근처 도서관에는 정관정요가 없었다. 그렇다고 구입을 하자니, 번역의 질이 걱정되었다. 아쉽게도 이런류의 책은 번역이 정말 개떡같은 경우가 많아서 샘플을 보기 전에 구입하는 건 솔직히 좀 망설여졌던 것이다. 가격도 비싸기도 하고. ㅡ,.ㅡ;;;


  그러다 인터넷 서점을 뒤지던 중 우연히 정관정요가 떠올라 좀 검색해봤다.


  그런데 이 동서문화사의 정관정요가 참 괜찮아보였다. 우선 평가에 보니 번역이 '알아는 볼 수 있게 쓰여져 있더라'라고 하더라. 뭐 정확한 문장은 생각 안나지만, 아무튼 뜻은 대충 맞을 것이다. 즉 알아볼 수 있는 문장. 이라는 내가 가장 원하는 조건이 클리어 되어 있었다.


  실제로 번역은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 읽어서 뜻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딱 거기까지다. 오타도 좀 보이고, 거기다 역자가 여러명인지 한 사람의 말에서 문체가 바뀌기도 한다. 뭐뭐했네, 했네, 하다가 다음에서는 갑자기 했습니다. 등으로 바뀌기도 했다.


  뭐 그래도 위에서 말했다시피 알아 볼 수는 있으므로 그러한 부분은 쿨하게 씹으며 보면 어쨌든 의미는 통한다.


  그런데다...2권 분할이다.


  다른 정관정요는 전부 1권으로 되어있는데 이건 2권으로 되어 있었다. 이게 무슨 소린고 하니....들고 다니며 읽을 때, 그만큼 가볍다는 거다. 다른 정관정요의 절반의 무게와 부피로 들고다닐 수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가격. 솔직히 나는 책의 분할출판에 대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왜냐하면 가격이 비싸지니까. ㅡ,.ㅡ;;; 어떤 책을 한권에 1만원에 출판했다면, 그것을 두 권으로 분할해서 출판했을 때는 상식적으로 5천원이 되어야 하는데, 거개가 다 8, 9천원으로 출판해버리는 경우가 많단말이다!


  그런데 이건 아니었다! 맙소사, 2권을 합친 가격이 다른 정관정요의 1권가격과 비슷할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바로 구입했고, 우선 파본검사를 한 뒤 1권을 읽었다.


  으음, 꽤 술술 읽혔다.


  ...사실 요 얼마전에도 손자병법을 비롯한 병법서나 혹은 동주열국지를 비롯한 역사소설을 다시 읽으려가다 덮은 적이 많다. 그래서 이젠 이런 류가 지겨워졌나? 싶었는데,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냥 하도 읽던 책을 또 읽고 또 읽어서 그랬지, 새로운 책을 읽으니 이렇게나 쉽게 잘 읽혀질 줄이야. ㅡ,.ㅡ;;;


  아무튼 요즘의 느려진 독서속도에도 불구하고 며칠만에 1권을 다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그리고 새로 읽은 책 답게 표시해둘 문구도 많아서 포스트잇도 많이 붙였다. 애초에 나는 책에 직접 표시하기보다는 포스트잇을 붙여서 표시하니까.


  내용 자채는 꽤 괜찮다. 은근히 현실적인 면도 있고, 그러면서도 이상을 바라보는 면도 있다. 즉 이상을 바라보면서도 현실에서 벗어나지 않는 내용이라고 해야할까? 다만 그 이상과 현실이 전부 다 현대가 아니라, 당태종의 시대...라는 것을 생각할 필요가 있지만.


  그런 의미에서 세부는 별로 취할 것이 없지만, 그래도, 세대를 뛰어넘은 어떤 도리 같은 것은 얻을 것이 좀 있었다.


  이젠 2권을 보기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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