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정혜신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이 옳다를 읽고

 

딸아이가 거짓말을 했다.

아빠한테 거짓말이 세상에서 제일 나쁜 것이라고 혼이 난다.

6살 딸은 눈물을 흘린다.

 

P303

나는 아이가 여섯 살 일 때도, 열일곱 살일 때에도 애가 힘든 얘기를 하면 옳고 그름을 먼저 가리고 그 다음에 다른 사람입장을 말해주고 난 후 아이에게 왜 그런 일이 있었니?”라고 물었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가 거짓말을 하면 거짓말을 한 행동 그 자체에 대해서 체벌을 하지만 자녀의 마음은 돌아보지 않는다.

 

응급상황에서는 무엇보다도 가장 치료가 필요한 곳부터 약을 쓰고 수술을 한다. 이 아이는 마음에 상처를 입어 울고 있는 응급 상황이다. 그런데 우리들은 아이의 마음에 난 상처보다는 행동을 바로잡아야겠다는 관성적인 도덕 강박만을 해결하기에 급급하다. 화살을 맞았는데 피가 철철나는 상처를 치료하는 것은 뒷전이고 어느 놈이 쐈는지 잡히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화를 내는 것과 다름없다.

엄마라면 상처부터 치료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아이가 왜 그런 거짓말을 했을지 생각해보고 그 마음에 충분히 공감해 주는 것이다.

 

 

이 책은 당신이 옳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당신이 무슨 일을 할 때 그 행동의 전면에 생각한 그 마음이 옳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 사람이 엉뚱한 무슨 행동을 하건 간에 이해되어야 한다.

 

P49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은 열일곱 살 A는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은 날이면 밤거리를 배회하며 이 친구 저 친구에게 전화를 한다.

이럴 때 A에게 산소 공급이란 집에 또 못 들어가고 있구나. 무슨 일이 있었나 보네같은 말이다.

 

행동에 대해서 비난하고 조롱하는 것이 우선이 아니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그 행동을 하게끔 만든 상처받았거나 외로운 마음에 마음을 포개어 공감을 해주는 것이다.

힘내라라는 말보다 많이 힘들었겠구나. 무슨 일이 있었니?’라고 물어봐 주는 것이 더욱 사람을 기운나게 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공감 받고 난 사람은 아 내가 틀린 것이 아니구나. 내가 비정상이라서가 아니구나라고 안심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생각이 들게 된다.

 

사람을 변화시키고 감동시키는 것은 무슨 특별한 이벤트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처지와 상황에 대해 전면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에 따른다.

 

이와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가 하나 있다.

맡은 일을 제 때 처리하지 못해 고민하는 사장에게 한 직원은 이렇게 인사를 한다.

사장님, 걱정 많으셨죠? 다행이 잘 해결됐습니다.”

다른 직원은 첫마디만 약간 다르다.

사장님, 걱정 마세요. 대행이 잘 해결됐습니다.”

그 말이 그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당신의 무의식 속에는 두직원에 대한 평가가 판이하게 갈린다. 첫째 직원에 대한 신뢰가 급상승하게 된다.

왜일까?

직원이 사고를 내면 당신의 아미그달라에는 불쾌신호가 켜진다.

걱정 많으셨죠?”라는 한마디는 그 불쾌한 감정을 바라보고 인정해주는 말이다. 불쾌감이 싹 지워지고 상대에 대한 호감이 솟아오른다. 반면에 걱정 마세요라는 말은 불쾌감의 존재를 부정한다. 감정을 알아채는 아미그달라의 불쾌신호가 여전히 켜져 있다.

 

말 한마디로 듣는 사람의 마음을 들어다 놨다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감정을 알아봐주고 공감해주는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선생님이신 저자는 그러한 공감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 한권을 가득 채웠다. 실제로 이 책은 공감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나온다.

 

이 세상은 행동 하나로 사람을 평가하고 욕하기에 바쁘다. 인터넷 네이버 맘카페에서 유치원선생님이 아이를 밀쳤다고 마녀사냥 하듯이 그녀를 욕한 뒤 그 선생님이 자살에 이르기 까지 한 사건이 있었다. 유치원 선생님의 마음은 얼마나 상처받았을까. 행동을 했던 그 마음을 찬찬히 알아보고 공감해주었다면 그녀는 삶을 스스로 끊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얼마나 쉽게 타인의 마음을 흘러 보내버리는가.

내가 다친 작은 생채기 하나에는 천둥치듯 괴물처럼 키워서 사람들에게 소리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은 눈꼽 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이런 세태에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

죽음으로 몰아넣는 엄청나게 무서운 살인을 말과 글로 쉽게 한다.

 

아파하는 이들에게 당신이 옳다라고 지지해주는 누군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에서는 마음을 포갠다는 표현을 많이 썼는데 그 표현이 난 참 좋다.

사람간의 마음 포갬이 바로 공감이다.

있는 그대로 느껴주고 인정해주는 그 마음이 당신이 옳다라고 전해주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