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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삶은 흐른다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이주영 옮김 / FIKA(피카) / 2023년 4월
평점 :
출판사 이벤트 선정되어 가제본으로 먼저 읽는 행운을 누렸고, 두 번째 스무 살을 맞는 시점에서 지난 내 삶이 때때로 부끄러워 못 견디겠는 뜨거운 열감이 목덜미럴 넘어 얼굴로 훅 끼치곤 하던 내게, 그렇게 모두가 살고 흐르며 나아간다는, 누구도 해주지 않는 위로를 건네는 책.
어느 순간 주위 사람이 정리되고, 그나마도 서서히 줄어들어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해야 하는 시간에 도래했음을 절실히 알면서도 무엇이 그리 아쉬운지 두리번거리는 내게 그러지 않아도 괜찮고, 그게 삶이라고 건조한 진짜를 말한다. 입바른 말, 설탕 같은 자극에 지리멸멸했던 수많은 삶에 대한 책 중에서 단연코 깨끗하게 제대로다.
아메리카노 아니고, 에스프레소 아니고, 딱 아무것도 없이 뜨거운 블랙커피의 맛.
37P::바다는 우리에게 자유를 미루지 말라고 말한다. 인생을 제대로 산다는 건 쓸데없는 걱정으로 나 자신을 가두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