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수의 엄마는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닦달하며 묻는 법이 없다. 늘 대수롭지 않다는 얼굴로, 별일 아니라는 말투로 슬쩍 묻기만 할 뿐이다. 아들이 먼저 대답하기 전까지 조바심 내는 경우도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걱정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속으로는 백 번도 더 묻고 또 물어서 아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건아닌지 알아내고 싶지만, 훌쩍 커 버린 아들이 더 멀어질까 참고또 참는 것일 뿐이다. - P75

사실 은재는 꿈이 많은 아이다. 가족들과 모여 밥을 먹는 것,
엄마에게 잔소리를 듣는 것, 아빠에게 퉁명스럽게 장난을 걸어보는 것, 우리 딸 왔어? 라는 다정한 말을 들어 보는 것.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일상이 은재에겐 꿈이었다. 감히 꿔 보지 못할 만큼 큰 꿈. 형수는 은재가 꿈꾸는 완벽하게 평범한 집에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 P80

내가맞을까 봐 두렵다는 그 아이의 말도 이렇게 꼭 쥘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P81

못난 어른들은 네 앞길이나 잘 챙기라고 할지도 모른다. 다른사람 생각할 시간에 공부나 하라고, 너나 잘하라고 할지도 모른다. 자신들이 하는 말들이 비겁해지라는, 눈을 감으라는 말인 줄도 모르고. - P88

인생이 또다시 장난을 치는 걸까. 아니면 기회가 찾아온 걸까.
그것이 장난인지 기회인지 판단하는 건 언제나 당신들의 몫이다. - P92

진짜 사랑은,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좋아해 주는 거다. 살을조금 더 빼면, 키만 조금 더 크면, 말을 조금만 더 잘하면, 공부를 조금만 더 잘하면………. 끝없이 부족한 점을 이야기하는 것이아니라 당신의 모든 것을, 그 전부를 좋아해 주는 것. 그런 것이어야만 한다. - P105

"잘 봐라. 이게 네 인생이야. 달리면서 절대 공을 놓쳐선 안 돼."
이렇게 작고 보잘것없는 것이 인생이라고?
최 감독의 말이 맞다. 인생은 도무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저 작은 공 같은 것이다. 그것을 지킬지, 빼앗길지는 오로지 자신에게 달렸다. - P110

모두 공을 보고 뛰지만, 한곳을 향해 뛰지는 않는다.
그게 축구고, 인생이다.
그날 밤, 텅 빈 운동장에서 은재는 밤새 공을 찬다.
인생을 빼앗기고 싶지 않으니까. - P112

하지만 일곱 살짜리 아들에게 사실대로 말하기엔 세상은 너무점잖은 척하고 있다. 때문에 두 아들의 아빠이자 망해 가는 축구부 감독은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 P122

사람의 말이란 이렇게 별것 아니면서 동시에 대단한것이다. 한 사람의 말이 한 사람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을 수도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 P156

인생은 끔찍하지만 인간은 그보다 훨씬 더 끔찍하다. - P165

나는 안다. 인생은 뭔가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은 순간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걸.
인생이 당신을 구해 줄 거라고? 개소리 말라. 인생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당신의 인생은 당신이 구해야만 한다. - P181

"누군가를 웃게 만들었으면 그걸로 충분히 쓸모 있는 사람이된 거 아냐?" -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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